테슬라, 중국서 FSD 버리고 이젠 “보조주행”이래요

$15,000. 10년. 3번째 이름 변경. 테슬라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이라는 브랜드를 또다시 내려놓았다. 이번 주 테슬라 중국 웹사이트에 등장한 새 명칭은 特斯拉辅助驾驶, 번역하면 ‘테슬라 보조주행(Tesla Assisted Driving)’이다.

이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FSD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지운 첫 사례다. 앞서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FSD를 ‘FSD 지능형 보조주행(FSD Intelligent Assisted Driving)’으로 소개했고, 이후 ‘FSD’ 접두어를 떼고 ‘지능형 보조주행’으로 한 차례 순화한 바 있다. 이번에 아예 인텔리전스라는 단어마저 빼고 ‘테슬라 보조주행’으로 직설적으로 바꾼 것이다.

테슬라 중국 사이트
출처: Electrek

배경에는 중국 규제 당국의 ‘노-논센스’ 기조가 자리한다. 중국은 최근 플러시 도어 핸들 규제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며 자동차 안전 기준을 빠르게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 당국이 FSD 마케팅에 이의를 제기하자 테슬라가 이름 뒤에 ‘(Supervised)’만 덧붙여 넘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당국은 그런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중국 영토임에도 홍콩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Full Self-Driving’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이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 자체 교통법규를 가진 데 따른 편차지만, 본토의 변화가 홍콩을 포함한 여타 시장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테슬라가 FSD라는 이름을 고수해온 10년은 약속과 현실의 격차가 벌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레벨2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불과한 이 소프트웨어는 출시 초기 $15,000(약 2,100만원)에 팔렸고, 머스크는 “내년 말이면 완전자율주행이 온다”는 말을 10년째 반복해왔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에서 FSD를 구독제로 전환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선불 구매 옵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명칭 변경은 규제 회피를 위한 궁여지책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관점으로는 오히려 현실을 직시한 결정이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허들을 스스로 낮춤으로써, 테슬라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ADAS 기능의 단계적 확장을 더 유연하게 마케팅할 여지를 확보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FSD라는 브랜드가 기술보다 앞서간 10년의 종점이 이 ‘보조주행’이라는 겸손한 명칭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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