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빼고 투자하라는 ETF, 월가에 진짜 나왔네요

월가에 ‘머스크 없는 나스닥’과 ‘머스크 없는 S&P 500’ ETF 두 종목이 동시에 등록됐다.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일론 머스크를 지우고 싶어 할 만큼, 정치적 양극화가 금융 상품의 영역까지 침투한 걸까. 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초기 반응은 냉소적이지만, 상품의 존재 자체가 이미 하나의 신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서브버시브 캐피털(Subversive Capital)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두 개의 ETF를 등록했다. 나스닥100 지수에서 머스크 관련 기업을 제외하는 QQNE(Nasdaq-100 Ex-Elon Enterprises ETF)와 S&P 500 지수에서 동일한 제외 기준을 적용하는 SPNE(S&P 500 Ex-Elon Enterprises ETF)다.

제외 대상은 현재 테슬라(TSLA)와 스페이스X(SPCX) 두 종목이다. S&P 500에는 스페이스X가 아직 편입되지 않았으므로 SPNE의 실질적 효과는 S&P 500에서 테슬라 하나를 빼는 셈이다. 다만 운용사는 머스크가 “설립·지배·경영하는 기업”이 추가로 상장되면 자동으로 제외 목록에 포함시킨다는 조항을 넣어, 향후 xAI나 뉴럴링크가 상장할 경우를 대비했다.

두 ETF 모두 액티브 운용 구조이며, 수수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장일도 미정이다.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ETF닷컴의 데이브 네이딕 회장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기믹(gimmick)”이라며 “인버스 짐 크레이머 ETF가 실패한 것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과거 특정 인물이나 기업을 배제하는 테마형 ETF 중 유의미한 자산을 모은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이 ETF의 출현을 단순한 마케팅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시점이 절묘하다.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불편함을 느끼는 기관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에 자동 편입된 스페이스X를 두고, 일부 연기금과 ESF(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매니저들은 “의도치 않게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에 베팅하게 됐다”는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론 이 상품이 오히려 머스크 지지층의 반대 매수세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머스크를 뺀 ETF’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X(옛 트위터)에서는 “머스크를 지우는 대가로 0.5% 수수료를 더 내라는 상품”이라는 비판과 함께 머스크 관련주를 추가 매수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브버시브 캐피털의 이번 도전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신념을 위해 수익률의 일부를 기꺼이 포기할 것인가. 현재로선 ETF 업계의 회의론이 우세하지만, 머스크라는 인물을 둘러싼 양극화가 더 깊어질수록 이런 ‘배제 상품’의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정치적 입지가 금융 시장의 미시적 구조까지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 자체가 올해 하반기 가장 주목할 시장 내러티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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