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특별법 통과…인허가 빨라졌지만 과제는?

규제 풀면 AI 인프라가 저절로 굴러갈까요? 국회가 지난 5월 23일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전력 공급과 지역 편중이라는 더 근본적인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이번 특별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한다. 기존에는 환경영향평가·건축심의 등에만 1년 이상 걸렸는데, 특별법 적용 대상은 6개월 안으로 줄어든다. 둘째, 비수도권 지역의 전력 수용 심사를 완화해 지방 데이터센터 유치를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이렇게 속도를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인프라 없이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연간 1조 원 이상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판국에, 한국만 규제에 발목 잡히면 국가 경쟁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도권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발적이다. 한국데이터센터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새로 건설을 신청한 데이터센터만 47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한국전력의 전력 공급 불가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전력망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얘기죠. 마치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깔았는데 정작 콘센트가 없는 집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번 특별법은 비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인센티브를 담았다. 전력 심사를 간소화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충북과 강원, 전남 등은 이미 관련 조례 정비에 착수했다.

다만 업계 반응은 신중하다. ZDNet Korea는 “규제 숨통이 트였다”는 환영 논평과 함께 “전력망 확충이라는 물리적 한계 앞에서 인허가 단축은 임시방편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비즈한국은 “‘규제 없는 진흥’이 정말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특별법은 시행령 개정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중요한 건 속도보다 방향이다. 단순히 규제를 푸는 것을 넘어, 전력망 투자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묶어낼지가 한국 AI 인프라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