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4513억·카카오 1176억, AI 투자 극과 극이네요

4513억원과 1176억원.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1분기 설비투자액입니다. 같은 ‘국내 빅테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AI를 바라보는 두 회사의 시선은 정반대로 갈리고 있어요.

24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1분기 연결 기준 설비투자(CAPEX)는 4513억원으로, 1년 전 2047억원에서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AI 서버와 GPU, CPU, 네트워크 장비 등이 포함된 ‘서버 및 비품’ 투자만 3936억원에 달했거든요. 연구개발(R&D) 비용도 분기 기준 처음으로 6000억원을 넘어서 602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네이버는 AI 인프라를 ‘핵심 생산설비’ 로 보고 있습니다. 검색·쇼핑을 AI로 정교화해 광고 효율과 커머스 거래액을 높이는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의 기반까지 동시에 쌓겠다는 계산이죠. B2B와 B2C 양쪽을 모두 관통하는 투자라는 점에서, 단순한 비용 증가로 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반면 카카오는 정반대 방향입니다. 카카오의 1분기 설비투자액은 1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고, R&D 비용도 3316억원으로 3.1% 감소했습니다. 네이버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에요.

카카오의 전략은 ‘인프라 내재화’보다 ‘서비스 접목’ 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독자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되 비용효율화에 집중하고, 오픈AI 등 외부 모델도 적극 활용해 카카오톡·선물하기·모빌리티·페이 같은 기존 서비스에 녹여내는 방식이죠.

“카카오는 빅테크처럼 AI를 자체 개발하거나 인프라로 사업하기보다, 대표 상품인 카카오톡 안에서 검색·추천·상담·예약·결제 기능을 고도화해 체류시간과 거래 전환율을 높이며 직접 수익을 내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의 이 설명은 카카오의 실용주의 노선을 정확히 짚어줍니다. 실제로 카카오의 1분기 매출도 이 전략 위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다만 카카오가 이 노선을 선회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처분해 1조32억원의 실탄을 확보했고, 이 자금을 AI 신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선언했거든요.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대규모 GPU·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실적은 두 회사의 AI 철학 차이를 숫자로 증명한 셈이에요. 네이버는 ‘AI가 곧 인프라’라는 신념으로 자본을 쏟아붓고, 카카오는 ‘AI는 서비스의 도구’라는 관점에서 효율을 택했습니다. 전자가 맞을지 후자가 맞을지는 앞으로 1~2년 안에 판가름 날 공산이 크고, 그 결과는 한국 AI 생태계 전체의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 될 거예요.

카카오의 1조원 실탄이 어떤 AI 투자로 연결될지, 그리고 네이버의 6000억원대 분기 R&D가 어떤 서비스로 구체화될지 — 하반기가 진짜 승부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