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엔 메모리 연산? SK하이닉스 신기술 검증했네요

HBM으로 AI 메모리 시장을 휩쓸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다음 카드는 뭘까요? 11일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 답은 ‘메모리 안에서 직접 AI 연산을 하는 기술’, 즉 인메모리컴퓨팅(IMC)이 될 가능성이 커졌어요.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스타트업 테트라멤과 함께 멤리스터 기반 IMC 시스템온칩(SoC)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HBM 이후를 준비하는 행보가 구체화됐거든요.

양사는 이번 공동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즈(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게재했어요. 핵심은 데이터가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를 오가는 대신, 메모리 셀 자체에서 곱셈·덧셈 같은 AI 핵심 연산을 수행하는 구조예요. 기존 폰노이만 방식 컴퓨팅의 가장 큰 병목인 ‘데이터 이동’을 없애 전력 효율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죠.

전자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검증된 칩은 22나노 공정 기반의 ReRAM(저항변화메모리)을 활용한 SoC로, 이미지 인식 등 AI 추론 작업에서 기존 디지털 방식 대비 10분의 1 이하의 전력으로 동등한 정확도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테트라멤은 SK스퀘어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22나노 ReRAM 양산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바 있어요. 대량 생산 인프라까지 확보된 셈이라 이번 공동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한층 높여주는 배경이에요.

이번 기술 검증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HBM 이후 SK하이닉스가 어떤 방향으로 AI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확장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HBM이 AI 학습·추론에 필요한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담당한다면, IMC는 데이터 이동 자체를 최소화해 전력 효율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돌파하는 접근법이에요. 쉽게 말해 HBM이 초고속 배송 트럭이라면, IMC는 물류창고 안에서 바로 조립까지 끝내는 공장인 셈이죠. 두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면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생태계는 한층 더 견고해질 수 있는 구조예요.

업계에서는 IMC 기술이 엣지 AI, 온디바이스 AI, 자율주행 등 저전력이 중요한 분야에서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실시간 AI 처리를 하거나, 자율주행차가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복잡한 판단을 내리는 시나리오가 IMC의 최적 활용처로 꼽혀요. 다만 멤리스터 기반 IMC는 아직 연구 단계에 가깝고, 대량 생산까지는 최소 3~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시각도 있어요. 공정 안정성과 수율 확보가 남은 숙제라는 지적이에요.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이 시점에 학술지 게재 형태로 기술 검증 결과를 공개한 건 의미심장해요. 지난 10일 나스닥 ADR 상장으로 40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그 자금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를 시장에 던진 셈이거든요. “HBM 다음도 준비돼 있다”는 메시지를 글로벌 투자자와 경쟁사에 분명히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혀요. 지금은 조용한 학술지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몇 년 뒤에는 이 발표가 SK하이닉스의 ‘포스트 HBM’ 전략을 미리 엿본 순간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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