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궤도 AI 데이터센터 2027년으로 당겼대요

스페이스X가 지난 5월 상장(IPO) 때 공개한 서류에는 궤도 데이터센터가 “빠르면 2028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이 일정을 2027년 말로 앞당겼다. 같은 회사, 같은 사업을 두고 나온 두 개의 숫자가 시장의 혼선을 키우고 있다.

궤도 데이터센터

핵심은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가 손잡은 ‘스타마인드(Starmind)’ 프로젝트다. 지구 궤도에 엔비디아 GPU를 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띄우겠다는 구상으로, 이번 주 첫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 ‘스타마인드 AI1’이 공개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데이터센터의 발사 시점을 2027년 말로 제시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상장 서류에는 2028년이 가장 이른 시기로 적혀 있었다는 점을 들어 두 일정이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엔지니어링 매체들은 엔비디아가 이 위성의 연산 페이로드를 맡았고, 차세대 ‘베라(Vera)’ 칩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숫자로 보면 간극이 더 선명해진다. 스페이스X 주가는 현재 140달러 안팎인데, 월가의 평균 목표주가는 232달러를 웃돈다. JP모건은 스페이스X 주가에 75%의 상승 여력을 부여했지만, 다른 한 애널리스트는 이 궤도 연산 사업의 성공 확률을 “고작 7%”로 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친 것 같지만”이라며 이 베팅이 물리학과 재무를 동시에 시험한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라이벌인 AMD의 주가는 지난달 기록적인 분기에도 9% 하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궤도 데이터센터가 노리는 것은 지상의 병목이다. 전력과 부지, 냉각이라는 세 가지 제약에서 벗어나 우주 공간에서 AI 연산을 돌리면,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에서 구조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진공에서의 방열,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 반도체의 내구성, 그리고 발사 비용이라는 난제가 그대로 남는다. 라이트리딩은 엔비디아 합류로 이 사업이 2028년에 “의미 있는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 측면에서는 스타링크가 뒷받침한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기반 연결 사업은 2025년 11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회사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했다. 이 현금흐름이 궤도 데이터센터라는 고비용 베팅의 실탄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이 프로젝트는 머스크의 AI 야심과도 맞닿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베라 칩은 궤도 위성뿐 아니라 xAI의 그록(Grok) 모델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지상의 전력 제약에서 벗어나 AI 연산 능력을 우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스페이스X는 앞서 루이지애나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십 우주공항을 확정한 데 이어, 궤도 연산까지 AI 인프라 투자를 잇달아 늘리는 모양새다.

이번 일정 변경은 단순한 기술 일정 조정이라기보다, 상장 이후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서사를 주가에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IPO 서류에 보수적으로 적어둔 2028년을 머스크가 공개 석상에서 2027년으로 당긴 것은, 발사체 기업을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다만 7%라는 냉정한 성공 확률이 말해주듯, 궤도 연산은 아직 실증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스타마인드 AI1의 실제 발사 일정과, 엔비디아가 하드웨어를 어느 수준까지 전담하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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