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 리콜 300만대, 문손잡이가 안 보인대요

“이번 리콜에 포함된 차량은 비상용 기계식 문손잡이의 색상이 실내 트림과 비슷해 식별과 조작이 어렵습니다.” 테슬라가 중국 당국에 제출한 리콜 사유다. 이 한 문장 하나로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만 약 300만 대를 리콜하게 됐다.

테슬라 모델Y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이번에 확정한 리콜은 중국 자동차 역사상 최대 규모다. 테슬라를 비롯해 샤오미, 지커, 리프모터, 샤오펑, 체리, 둥펑, 홍치, 아크폭스 등 9개 브랜드의 차량 총 427만 5,743대가 대상이다. 테슬라가 단연 가장 큰 몫이다. 모델Y 195만 6,713대, 모델3 100만 8,746대, 모델S 2,123대, 모델X 8,328대를 합치면 약 297만 대로, 전체 리콜의 70%에 육박한다.

문제의 핵심은 사고 뒤 문을 여는 ‘비상 해제’다. 요즘 전기차는 외부 손잡이를 차체에 매립하는 플러시(flush) 디자인을 채택하는데, 충돌로 저압 전원이 끊기면 운전자는 기계식 비상 손잡이를 직접 찾아 조작해야 한다. 그런데 이 손잡이의 색이 실내 트림과 비슷해, 어두운 실내나 사고 직후 당황한 상태에서는 찾기조차 어렵다는 게 리콜의 골자다. 플러시 도어핸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고 외관을 매끈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테슬라가 주도한 트렌드였는데, 전원이 끊기면 전자식 손잡이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구조적 약점이 이번에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리콜 조치는 비교적 단순하다. 대부분의 업체는 무료 경고 라벨을 부착한다. 테슬라와 지커는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사고 후 창문 자동 하강’ 기능을 추가하고, 체리는 새 비상 손잡이 커버를 장착한다.

발단은 지난해 10월의 샤오미 SU7 사고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음주·과속 상태로 추정되는 운전자가 저압 전원이 끊긴 차 안에서 문을 열지 못했고, 목격자들이 구조를 시도했지만 운전자는 결국 화염 속에서 숨졌다. 이 사고 이후 중국의 문 손잡이 규제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다. 중국은 2027년 1월부터 신규 출시 차량의 실내 문 해제 장치에 기계식 기능을 의무화하고, 2029년 1월 1일부터는 판매되는 모든 차량으로 확대한다. 리콜 규모가 427만 대에 이른 것은 플러시 도어핸들이 이미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기차 보급이 가장 빠른 중국에서 문 손잡이 안전 이슈가 테슬라를 넘어 샤오미·샤오펑 등 신생 전기차 업체 전체로 확산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테슬라 입장에서 이번 리콜의 파장은 남다르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전 세계 테슬라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핵심 거점이고, 이번 리콜 대상 모델3·모델Y도 대부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를 “기록적인 차량 리콜”로, 뉴욕타임스는 “중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리콜”로 평가했다. 와이어드는 “문 손잡이가 테슬라 사상 최대 리콜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테슬라는 앞서 사이버트럭 휠과 후방 카메라 등으로도 대규모 리콜을 반복해 와 품질 관리에 대한 질문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리콜은 테슬라 한 곳의 품질 문제라기보다, 전기차 시대의 문 손잡이가 새로운 안전 규제의 첫 시험대가 됐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플러시 도어핸들은 테슬라가 전기차에 유행시킨 디자인 언어였는데, 이제 그 미학이 안전이라는 현실과 정면으로 부딪힌 셈입니다. 중국이 전기차 안전 표준을 주도하려는 의도도 동시에 엿보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2027년 1월부터 시행되는 기계식 문 해제 의무화가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계의 디자인 방향을 얼마나 바꿔놓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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