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올린 기술 브리핑 한 편이 반도체 업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2나노미터(nm) 공정의 고질병이던 ‘발열’ 문제를 잡을 신기술 ‘HPB(High Performance Booster)’의 상용화 임박 소식이 담겼기 때문이다. TSMC와의 2나노 경쟁에서 그동안 삼성의 발목을 잡아온 게 바로 열 관리였는데, 이번에 그 매듭을 푼 셈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HPB는 트랜지스터 채널 하단에 열 배출 전용 레이어를 삽입하는 구조다.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단위면적당 전력 밀도가 치솟는데, 이 열을 칩 아래쪽으로 빼내는 원리다. 삼성은 기존 GAA(Gate-All-Around) 공정 대비 칩 표면 온도를 최대 40%까지 낮추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풀어보자면요 — 2나노 칩은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 수준 회로를 새기는데, 이 좁은 공간에 전기가 흐르면서 열이 나고, 그 열이 성능을 떨어뜨리거든요. HPB는 칩 아래쪽에 ‘열 배출 고속도로’를 하나 더 깔아주는 기술이라고 보면 돼요.
숫자로 보면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삼성 파운드리 가동률은 최근 60%대를 회복하며 작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여기에 2나노 HPB라는 기술적 무기가 더해지면, TSMC가 독점하다시피 한 2나노 수주 경쟁에서 삼성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점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이 소식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엔비디아·애플·퀄컴 등 빅테크들의 차세대 칩 발주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이미 2나노 공정으로 애플과 퀄컴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이 HPB로 ‘발열 없는 2나노’라는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다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나 자동차용 칩 분야에서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이쯤에서 반도체 업계의 큰 그림을 한번 짚어볼게요. 파운드리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작은 선폭을 새기느냐’의 싸움이 아니에요. 발열·전력 효율·수율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진짜 리더가 되는 구조거든요. 삼성이 HPB로 그중 가장 까다로운 발열 이슈에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한 방인 셈이죠.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에서 2나노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발열이었는데 삼성이 그 부분을 기술적으로 풀었다는 점이 의미 있다”면서도 “실제 양산 수율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올 하반기 중 HPB를 적용한 2나노 시제품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이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에서도 TSMC를 기술로 따라잡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점, 그게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2.3%, 삼성은 11.5%다. 2나노 양산 경쟁에서 HPB가 판도를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는 올 하반기 시제품 테스트 결과와 내년 양산 수율에 달렸다.
- 원문: 뉴스1 — ‘2나노’ 승부수 던진 삼성전자…발열 잡는 ‘HPB’로 판 흔든다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0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