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샷 AI PD 전격 사퇴, 과기정통부 진화 나서

“K-문샷의 특징은 AI 활용과 연구 역량의 결집에 있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이 지난 12일 기자 설명회에서 꺼낸 말이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15일, 이 ‘결집’의 한 축이 흔들렸다. K-문샷 프로젝트 12대 미션 중 ‘인공지능(AI) 과학자’ 분야를 총괄하던 이민형 PD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임명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시점이어서 충격이 더 컸어요.

K-문샷은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27일 출범시킨 범국가 AI·과학 융합 프로젝트다. AI와 연구 역량을 결집해 2030년까지 연구생산성을 2배로 높이고, 2035년까지 피지컬AI·첨단바이오·소재·미래에너지 등 8대 분야 12대 국가 미션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민형 PD는 과학 AI 스타트업 아스테로모프의 창업자로, 최근 42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은 인물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 PD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사표가 수리되면 후임을 바로 선정하기보다 국가과학AI연구센터 센터장이 해당 역할을 겸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공백이 사업의 근간을 흔들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K-문샷의 PD 제도는 기존 R&D 사업과 달리 ‘임기 3년 + 로드맵 평가’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PD들은 오는 9월까지 미션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후 로드맵에 따라 과제를 선별·추진하게 된다. 3년 시점에 기술 성과를 검증받고, 평가를 통과하면 임기가 연장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전반적인 사업이 인력이 아닌 확정된 로드맵의 연동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며 “인력 교체와 무관하게 핵심 사업은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R&D 이후 규제 심사나 실제 현장 적용 단계에 진입하면 그에 맞는 새 역량을 가진 PD를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도 K-문샷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시장의 시선은 좀 더 냉정해요. 이민형 PD는 420억원 투자 유치라는 트랙레코드를 가진 검증된 AI 창업가였고, 그의 합류 자체가 K-문샷의 초기 신뢰도를 높인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런 인물이 한 달 만에 떠난다는 건,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국가 R&D 책임자 역할이 얼마나 매력적인 커리어 경로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남깁니다.

K-문샷의 총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는 AI·과학 융합 R&D에 향후 5년간 수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 규모가 아니라 그 예산을 집행할 인재 풀이다. 12대 미션 PD 전원이 3년 임기제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이번 이탈이 ‘첫 번째 균열’로 끝날지 ‘연쇄 이탈’의 신호탄이 될지는 앞으로 몇 달간 후속 PD 선임 과정이 가를 거예요.

K-문샷은 과거 국가 R&D 사업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설계됐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오대현 정책관은 설명회에서 “과거 전략 연구 사업은 특정 분야를 정해 대규모 예산을 확보한 뒤 연구책임자를 선임하는 방식이었다”며 “시장이나 기술 환경이 변해도 유연하게 방향을 전환하기 어려웠다”고 짚었습니다. K-문샷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D에게 기획부터 조정까지 전권을 주는 구조를 택했는데, 정작 그 PD가 한 달 만에 떠난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결국 K-문샷의 성패는 PD 개인의 역량보다, 뛰어난 인재가 ‘머물고 싶은’ 프로젝트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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