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AI가 과연 이번에는 승소할 수 있을까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6월 15일,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재소 제기 불가(with prejudice)” 조건이라 xAI가 같은 주장으로 다시 법정에 서는 것도 원천 봉쇄됐습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이 소송에서 xAI는 OpenAI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빼내 Grok 개발에 활용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머스크 측은 “OpenAI가 전·현직 xAI 엔지니어들을 부당하게 영입해 핵심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들며 xAI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각은 머스크가 OpenAI와 샘 올트먼을 상대로 벌여온 긴 법정 싸움에서 또 한 번의 패배입니다. 앞서 2월에도 같은 법원이 xAI의 영업비밀 소송을 “보완 제출 허용(without prejudice)” 조건으로 기각한 바 있습니다. 당시 xAI는 소장을 수정해 재제출했지만, 결국 연방판사는 개정 소장마저 물리친 셈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판결문에서 법원은 “xAI가 제시한 증거는 구체적인 영업비밀 침해를 입증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판결이 머스크의 두 번째 한 달 내 패소라고 분석하며, 앞서 5월 배심원단이 머스크의 OpenAI 상대 사기·공모 소송에서도 올트먼 CEO의 손을 들어준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법조계에선 이번 “with prejudice” 기각이 특히 치명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지식재산권 변호사는 “동일 사안으로 재소가 불가능해진 건 사실상 최종 패소”라며 “머스크의 법적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나온 직후 올트먼은 X에 올린 글에서 “법원이 다시 한 번 진실을 확인해 줬다”는 취지로 반응했고, 머스크 측은 항소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흥미로운 타이밍은 이 판결이 나온 시점입니다. 스페이스X IPO로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에 등극한 지 이틀 만에 나온 패소입니다. 한쪽에선 사상 최대의 부를 쌓고, 다른 한쪽에선 경쟁사와의 법정 싸움에서 연패하는 모순적 그림이 머스크라는 인물의 2026년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소송 결과 이상의 함의를 갖습니다. xAI와 OpenAI의 법정 대결은 AI 산업의 인재 영입과 기술 이전을 둘러싼 경계선을 시험하는 선례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xAI의 주장을 기각함으로써, “스타트업 간 인력 이동만으로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준이 한층 명확해졌습니다. 머스크가 연방항소법원으로 갈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1심에서 ‘with prejudice’ 기각을 받은 사건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한 지식재산권 소송 전문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으려면 법률 적용의 명백한 오류를 입증해야 한다”며 “이번 판결문은 증거 부재를 근거로 하고 있어 항소 전망이 밝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업계로서는 이 판결을 경쟁사 인재 스카우트에 대한 일종의 청신호로 읽을 공산이 큽니다. 실리콘밸리의 인재 전쟁은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는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