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50대 1 감속기와 3-in-1 통합 액추에이터가 동시에 뉴스에 올랐다. 둘 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고, 둘 다 한국 중견·중소기업이 글로벌 메이저 로봇 제조사에 공급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숫자 두 개부터 보면 이날 발표의 의미가 짐작되거든요. 감속기 하나로 어깨·팔꿈치·손목까지 커버하는 플랫폼, 그리고 모터·제어기·감속기를 하나로 묶은 통합 솔루션. 글로벌 휴머노이드 공급망에서 한국 부품사들의 존재감이 단번에 올라간 하루였어요.
모션 컨트롤 기업 삼현은 15일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관절용 액추에이터 시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액추에이터는 전기 에너지를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변환 장치로, 사람으로 치면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에 해당한다. 삼현의 제품은 모터·제어기·감속기를 하나로 합친 ‘3-in-1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토크 밀도와 초저지연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박기원 삼현 대표는 “자동차 전장 산업에서 장기간 축적해 온 품질 신뢰성과 대량 양산 능력이 이번 성과로 이어졌다”며 “다양한 글로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제품 라인업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현은 현재 복수의 글로벌 로봇 기업과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같은 날 KH바텍도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와 감속기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KH바텍의 감속기는 ‘이중 링기어 복합 유성기어 구조’를 채택해 단일 모듈에서 50대 1에서 최대 200대 1까지 광역 감속비를 구현한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어깨·팔꿈치·손목 등 여러 관절을 커버할 수 있어 고객사의 설계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H바텍은 “단순 납품이 아니라 초기 로봇 설계 단계부터 협업하는 파트너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한 번 채택되면 교체가 어려운 락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밀 기어 기업 이스턴기어와 MOU를 맺고 금속분말사출성형(MIM) 기반 기어 검증을 마쳐 양산 준비도 끝낸 상태다.
두 소식을 같은 날 맞닥뜨리니 한국 제조업의 저변이 느껴지네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테슬라 옵티머스, 피규어 AI, 1X 등이 주도하는 구도인데, 완성체는 미국·중국이 만들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정밀 부품은 한국 기업들이 채우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어요. 삼현과 KH바텍 모두 자동차 전장·정밀 가공 분야에서 쌓은 제조 노하우를 로봇으로 확장한 사례인데, 이 패턴은 앞으로 더 많은 국내 부품사들이 따라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들어가는 관절 모듈이 28~40개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같은 핵심 부품 시장만 해도 수조원대가 열리는 셈이에요. KH바텍이 “한 번 채택되면 교체가 어려운 락인 효과”를 강조한 것도, 지금이 공급망에 안착할 골든타임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전략으로 보입니다.
눈에 띄는 건 두 회사가 모두 ‘자동차→로봇’ 경로를 밟고 있다는 점이에요. 삼현은 자동차 전장 품질 기준을 로봇 액추에이터에 이식했고, KH바텍은 정밀 기어·EMS 노하우를 감속기 양산으로 전환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쌓은 초정밀 모터 제어 기술이 휴머노이드 관절이라는 새 무대에서 개화하는 패턴인 거죠. 테슬라 옵티머스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한국 부품사들의 수주 경쟁은 올 하반기부터 더 치열해질 전망이에요.
- 원문: ZDNet Korea — 삼현,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업에 액추에이터 시제품 판매
- 보조: ZDNet Korea — KH바텍 “휴머노이드 업체와 감속기 공급 협력”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15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