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테슬라 中소송 직전, FSD→보조주행 개명했대요

중국에서 1만 명 가까운 테슬라 오너들이 ‘자율주행’이라는 이름에 속았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정작 테슬라는 법정 출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기능 이름을 슬쩍 바꿔버렸다. 이걸 두고 ‘사실상의 증거 인멸’이라는 비판과 ‘소송 리스크 관리 차원의 브랜드 정리’라는 옹호가 맞서고 있다.

오토블로그(Autoblog)가 5월 3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5월 18~23일경 중국 내 차량 소프트웨어에서 기존 Full Self-Driving(완전자율주행) 표기를 Tesla Assisted Driving(테슬라 보조주행) 으로 조용히 변경했다. 차량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앱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에 대한 공식 발표나 사전 공지는 전혀 없었다.

시점이 절묘하다. 이 개명이 이뤄진 지 약 일주일 후인 5월 30일, 베이징 법원에서는 10명의 테슬라 오너들이 제기한 FSD 허위 광고 소송의 첫 청문회가 열렸다. 원고 측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FSD 옵션을 약 6만 4,000위안(약 7,800달러)에 구매한 소비자들로, 총 청구액은 58만 3,000달러를 웃돈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하드웨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한 FSD 기능은 실제로는 신형 HW4.0 컴퓨터에서만 작동하며, 2019~2023년 생산된 약 100만 대의 HW3.0 탑재 차량은 기술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원고들은 중국 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구매가 전액 환불에 더해 3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어, 이론적 최대 배상액은 수십억 위안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중국 법조계 관계자들은 개명 시점이 법정 심리 직전이라는 점을 들어 “명칭 변경 자체가 제품의 과장 마케팅을 인정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 측 법률 대리인은 “이는 단순한 브랜딩 업데이트일 뿐, 기존 기능이나 책임 범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사건이 중국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능의 마케팅 용어에 대한 규제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2025년 하반기부터 자율주행 광고 표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테슬라 소송 결과에 따라 중국 내 다른 제조사들의 기능 명칭도 도미노처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소송의 본질은 단순한 이름 싸움이 아니라, 완성되지 않은 기술에 ‘완전(Full)’이라는 접두어를 붙여 판매한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의 문제다. 100만 대가 넘는 HW3.0 오너들이 업그레이드 경로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자율주행 마케팅의 전 세계적 기준을 재정립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