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르펜을 “프랑스의 마지막 희망”이라 부른 진짜 이유는요?

세계 최고 부자가 유럽 정치에 또 한 번 깊숙이 개입했다. 일론머스크가 15일(현지시간) X를 통해 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을 “프랑스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공개 지지한 것이다. 2027년 프랑스 대선까지 1년 가까이 남은 시점의 이 발언은 단순한 트윗 한 줄을 넘어, EU와의 규제 갈등·유럽 내 정치 네트워크 구축·X 플랫폼의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세 겹의 함의를 품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X 게시글에서 “마린 르펜만이 프랑스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단언하며 2027년 대선을 겨냥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르펜은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연이어 결선투표에서 패배했지만, 2027년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다시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발언은 머스크의 유럽 정치 개입이 점점 체계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는 이미 지난 2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며 “독일의 미래는 AfD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나이절 파라지의 개혁당(Reform UK)에 수천만 파운드 규모의 기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친분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과시해 왔다. 유럽의 반체제·극우 정치 세력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프랑스 정치권 반응은 즉각적이고 격렬했다. 집권 르네상스당의 대변인은 “외국 억만장자가 프랑스 민주주의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중도좌파 사회당은 “머스크의 X 플랫폼이 프랑스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RN 측은 “세계적 리더들이 프랑스의 정치적 변화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증거”라며 머스크의 지지를 반겼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발언이 EU의 X에 대한 규제 압박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파리 정치대학(Sciences Po)의 한 미디어학 교수는 “머스크가 유럽 주류 정치권에 대항하는 정치 세력을 체계적으로 후원함으로써, EU 차원의 규제에 대응할 정치적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르펜을 지지한 바로 그날, EU는 X의 DSA 개선안을 수용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규제 당국에 대한 압박과 협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X 플랫폼 자체의 영향력도 변수다. 2억5천만 일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의 소유주가 특정 정치인을 공개 지지하는 것은 알고리즘 수준의 영향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X의 ‘For You’ 추천 알고리즘이 머스크 본인의 게시물을 우선 노출한다는 내부 고발이 있었던 만큼, 2027년 프랑스 대선 국면에서 X가 르펜 진영에 어떤 식으로든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게 아닙니다.

EU는 현재 DSA를 통해 초대형 플랫폼의 ‘시스템 리스크’ 평가 의무를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선거 과정에 대한 위험 평가도 포함됩니다. 머스크의 행보가 이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면으로 시험하는 셈이어서, 2027년 프랑스 대선을 앞둔 EU 규제 당국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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