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k, 美 정부서 찬밥… 스페이스X AI 서사 흔들려요

지난주 워싱턴 DC의 한 연방기관 조달담당관은 생성형 AI 도구 선정 회의에서 네 가지 옵션을 검토했다. 오픈AI의 ChatGPT,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그리고 xAI의 Grok이었다. Grok은 가장 먼저 탈락했다. 담당관의 메모에는 “정부용 보안·컴플라이언스 문서가 전무하고, 레퍼런스 고객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 일화는 로이터가 5월 21일 단독 보도한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로이터가 연방조달 데이터베이스와 30여 개 기관의 공개 기록을 분석한 결과, 연방정부 기관 중 Grok을 도입한 사례는 사실상 0건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저조한 정부 채택률은 스페이스X IPO 서류에서 xAI의 성장 스토리를 핵심 축으로 삼은 머스크의 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AI 기술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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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5월 20일 공개한 S-1 서류는 xAI를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AI 인프라와 서비스 시장은 2030년까지 26.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명시하며, Grok을 포함한 xAI 기술이 스페이스X의 장기 가치 창출에 핵심적이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워싱턴의 기술 조달 시장은 연간 120억 달러 규모로, 모든 주요 AI 기업이 가장 먼저 공략하는 전략 시장이다. Grok은 이 시장에서 존재감이 전무하다.

업계 분석가들은 Grok의 정부 시장 실패를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정부용 보안 인증(FedRAMP)을 획득하지 못했다. 둘째, OpenAI와 앤트로픽이 이미 국방부·에너지부 등과 수억 달러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진입장벽이 높다. 셋째, Grok의 “스파이시 모드” 등 논란성 기능이 정부 고객의 리스크 회피 성향과 정면 충돌한다. 스페이스X조차 IPO 서류에서 “Grok의 특정 기능이 규제·평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월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모닝스타는 “xAI의 재무 상태를 들여다보면 무모해 보인다”고 평가했고, 마켓워치는 “xAI가 스페이스X의 현금을 소진하고 있지만 보여준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IPO를 앞둔 스페이스X의 AI 내러티브에 대한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스페이스X IPO가 예정된 6월 12일까지 남은 3주 동안, 머스크가 연방정부 AI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Grok의 정부 시장 실패는 단순한 판매 부진이 아니라, 머스크의 AI 전략이 지닌 구조적 한계—속도와 안전성 사이에서 아직 균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을 드러내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