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드스터, 이달 스페이스X 추진기로 날아요

테슬라가 2017년 첫 공개 이후 8년 가까이 미뤄온 2세대 로드스터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다. 단순한 디자인 공개가 아니라 차체가 지상에서 떠오르는 ‘비행’ 시연까지 예고됐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오랜 지연을 만회하려는 테슬라의 승부수로 읽힌다. 주가가 연초 대비 20% 넘게 빠진 시점에 나온 소식이라는 점도 그 무게를 더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14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인용해, 테슬라가 이르면 이달 중 새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차가 지면에서 떠오르는 스턴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연 장소는 스페이스X의 로켓 시험장이 있는 텍사스주 맥그리거다. 소식이 전해진 뒤 테슬라 주가는 장중 3% 가까이 뛰었다.

핵심은 무인 시연이다. 차량은 원격으로 조종되고 탑승자는 없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저온 가스 추진기가 워낙 시끄러워 관람객을 수백 야드 뒤로 물러서게 했다고 한다. 소음이 고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초 구상은 더 과격했다. 자석식 롤러코스터 램프를 타고 질주하다 거꾸로 뒤집혔다가 다시 몸을 세워 호버링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머스크가 내부에서 기대치를 관리하며 일부 연출을 덜어냈다.

로드스터는 테슬라의 ‘가장 오래된 약속’이다. 2017년 11월 세미 트럭 공개 행사의 마지막에 깜짝 등장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1.9초, 주행거리 620마일(약 1,000km)이라는 파격 스펙을 내걸었다. 당시 테슬라는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이식한 ‘스페이스X 패키지’ 옵션까지 예고하며, 추진기를 단 로드스터가 지면에서 이륙할 수 있다는 그림을 처음 제시했다. 기본형 예약금 5만 달러, 파운더스 시리즈 25만 달러를 받았고, 이후 출시 시점은 최소 여덟 차례 밀렸다.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와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예약을 취소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들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추진기 패키지의 내부 코드명은 A71이다. 머스크가 디자인 기준으로 삼은 록히드 SR-71 블랙버드 정찰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스타일링은 디자인 총괄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이 좋아하는 람보르기니 쿤타치 단계를 거쳐, 2025년에는 좀 더 보수적인 형태로 정리됐다. 차체는 초경량 카본파이버 튜브 구조로 짜였다. 테슬라는 람보르기니의 차체 엔지니어링을 이끌던 스테판 노트두르프터를 영입해 개발을 맡겼고, 그는 이후 테슬라를 떠났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갖춘 2인승 프로토타입은 지난해 말 완성됐다.

머스크는 카본 튜브 방식을 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대로 하거나, 아예 하지 마라.”

프로그램에 정통한 한 인사는 디인포메이션에 “우리는 처음에 거의 항공기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호버링에 가까운 것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이번에 시연할 한정판은 사실 ‘차’라기보다 시제품에 가깝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도로 주행이 불가능하고 가격은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테슬라는 페라리가 트랙 전용 차량을 관리하는 XX 프로그램을 본떠, 극소수 슈퍼팬에게 감독 아래에서만 몰게 하는 판매 방식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조수석 자리에 추진기를 넣은 1인승 버전을 두고 고민한 흔적도 있다. 추진기가 점화되는 동안에는 사람이 운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크다는 게 현재 설계다.

테슬라 디자인 총괄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지난주 로드스터가 ‘곧’ 나온다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지난 5월 새 로드스터의 상표권을 새로 출원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 데모를 두고, 양산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테슬라가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려는 행사라는 해석과, 실제 양산을 앞둔 마지막 점검이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이번 데모는 신차 공개 그 이상의 신호를 담고 있습니다. 로드스터는 테슬라가 ‘효율의 전기차’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브랜드의 정점을 다시 세우는 상징이 됐고, 스페이스X의 추진기 기술을 양산차에 이식하는 첫 공개 실험이기도 합니다. 성공하면 두 회사의 기술 융합이 주가 재평가의 새 논거가 되겠지만, 실패하면 8년을 기다린 예약자들의 인내를 다시 시험하게 됩니다. 관전 포인트는 시연이 생중계되는지와 함께, 데모 직후 구체적인 양산 일정이 따라 나오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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