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법으로 규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연성적 원칙이기 때문에 이를 잘 도입하면 규제가 필요 없게 된다.”
최우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안전신뢰지원과장이 1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대토론회에서 한 말이에요. 정부가 2020년 이후 6년 만에 정비하는 AI 윤리원칙이 이달 제정·공표를 앞두고 있거든요.
과기정통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윤리원칙의 골격을 다시 설명했다. 3대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인류의 지속가능성이고, 7대 원칙은 인간중심성, 프라이버시 보호, 공정성·포용성, 책임성, 안전성, 신뢰성, 투명성이다. 2020년 마련된 ‘AI 윤리기준’을 계승하되, 지난해 말부터 ‘AI 기본법’ 제27조에 따라 정부 차원의 윤리원칙을 새로 수립해 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1차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왔어요.
이번 윤리원칙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연성규범이라는 점이에요. 이진수 과기정통부 AI정책기획관은 법이 경성규범이라면 윤리원칙은 연성규범이라며,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자·사업자·이용자·시민사회·정부 등 모든 주체가 AI 윤리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방향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시민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카카오 김경훈 AI 세이프티 리더는 기업도 국가 차원 기준을 기다려 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투명성 원칙에 포함된 학습 데이터 공개가 저작권·영업비밀과 맞물려 향후 입법 논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를 표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김현주 본부장은 중소기업·스타트업도 원칙을 이행할 수 있도록 상세 해설서와 온라인 상담 채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민사회는 권리 보장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은 ‘포용성’이라는 표현이 소수자에게 혜택을 베푼다는 시혜적 의미로 읽힐 수 있다며 ‘포함성’이나 ‘접근성’으로 바꾸는 게 낫다고 제안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AI 영향을 받는 사람이 사실을 고지받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원칙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윤리와 혁신을 대립 관계로 보는 시각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인공지능학과 교수는 ‘AI 시대, 혁신과 신뢰를 위한 윤리원칙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하며 윤리와 혁신이 서로 충돌한다는 생각은 반쯤만 맞다고 지적했다. 윤리가 연구를 막는 게 아니라, 어떤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비용 효율적이면서 규범적으로 바람직한지 알려주는 ‘헬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정부는 이날 나온 의견을 종합해 윤리원칙을 보완한 뒤 8월 중 제정·공표할 계획이다. 이후 하반기에는 구체적 사례를 담은 해설서를 발간하고, 산업계가 쓸 자율 점검표와 학교·교육 현장을 대상으로 한 AI 윤리교육도 추진한다.
6년 만의 정비가 단순한 문구 손질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이 원칙이 앞으로 국내 AI 규제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정부는 ‘규제 아닌 가이드’를 강조하지만,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공개 조항을 두고 입법으로 이어질까 경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혀요.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윤리 기준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며 이번 원칙이 AI의 혜택을 늘리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기준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남겼어요. 윤리원칙이 혁신을 막지 않으면서도 신뢰를 끌어올리는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8월 제정 이후 나올 해설서와 자율 점검표가 실제로 얼마나 쓰이느냐에 달려 있을 거예요.
원문: 뉴스1 — “AI 윤리원칙, 규제 아닌 가이드”…기업은 “입법 영향 우려”
보조 출처: 지디넷코리아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8-14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