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마이크론이 자리 내줬다” 삼성·TSMC도 파트너래요

지난 7월 22일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전 세계 테크 업계를 휩쓸던 그 자리에서 머스크는 뜻밖의 감사 인사를 꺼냈다. 감사 대상은 미국 메모리 제조사 마이크론이었다. “마이크론이 지금처럼 정신 나간 가격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테슬라에 상당한 메모리 할당을 예약해줬다”는 것이다. 순간의 감사 인사가 아니라 ‘향후 수년간 자리를 내줬다(making room)’는 표현에서, 머스크가 단순한 구매 계약이 아닌 전략적 장기 파트너십을 시사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트렌드포스가 7월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애플의 팀 쿡 CEO가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홍수”라고 표현한 메모리 공급난에 공감하면서도, 테슬라는 충분한 메모리 공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베스팅닷컴의 실적 콜 녹취록을 종합하면, 머스크는 마이크론이 “몇 년 앞을 내다보고 테슬라를 위한 상당한 메모리 할당을 확보해줬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만이 아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머스크는 같은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생산 능력 확대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삼성의 텍사스 팹에서는 테슬라의 차세대 AI5 칩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미 AI6 칩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AI6에 대해 “세계 최고의 엣지 컴퓨팅 칩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론의 경우, 이번 발언은 기존 자동차 중심의 전략적고객협약(SCA) 체계에 테슬라가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이크론은 현재 GM·포드를 비롯한 7개 자동차 공급사를 포함해 총 16개 SCA를 체결했으며, 이 계약들은 DRAM 출하량의 약 20%, NAND 출하량의 약 3분의 1을 3~5년간 고정 가격으로 묶는 구조다. 올해 6월에는 앤트로픽과도 SCA를 체결하며 자동차 너머로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머스크가 2분기 실적에서 확인한 연간 250억 달러 CAPEX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삼성·TSMC·마이크론이라는 글로벌 반도체 3사의 생산 능력을 테슬라 생태계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옵티머스 로봇 한 대에 들어가는 AI 칩과 메모리 수요를 감안하면, 2028년 이후 연간 수만 대 생산 체제에서 필요한 반도체 물량은 자동차 산업의 기존 수요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머스크가 지금 삼성과 마이크론의 생산 능력을 선점해두는 것은, 2~3년 후 경쟁사들이 옵티머스 대항마를 내놓을 때 반도체 공급망에서 결정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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