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팔고 덜 남긴’ Q2, EV 판매는 역대급

“미국 관세 영향만 없었어도 매출원가율이 2.5%p 낮아졌을 겁니다.” 24일 기아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이 분석은 ‘더 팔고도 덜 남긴’ 구조가 단순한 수요 문제가 아니라 통상 환경의 직격탄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어요. 역대 최대 매출을 쓰고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친 2분기, 그 이면에는 전기차 가격 경쟁과 미국 관세라는 두 겹의 역풍이 자리하고 있었거든요.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그림이 더 선명해져요. 기아의 2분기 매출은 33조3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글로벌 도매 판매도 85만1639대로 4.5% 늘며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죠.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자동차 수요가 3.8%나 위축된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을 3.7%에서 4.0%로 끌어올린 게 고무적이에요.

하지만 여기까지가 ‘더 판’ 이야기고, 문제는 ‘덜 남긴’ 쪽입니다. 영업이익은 2조628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줄었어요. 영업이익률도 8.0%로 1.4%p 하락했습니다. 기아는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이 없었다면 매출원가율이 79.2% 수준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는데, 실제로는 81.7%까지 올라갔어요. 유럽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까지 겹치면서 인센티브 부담도 커졌습니다.

그래도 반등 신호는 분명해요.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5.1%를 저점으로 4분기 6.6%, 올해 1분기 7.5%, 2분기 8.0%까지 3개 분기 연속 상승 중입니다. 기초 체력은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죠.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신차 효과와 스포티지·쏘렌토 등 주력 SUV 판매 호조로 22만4000대(전년比 2.8% 증가)를 팔았고, 서유럽에서는 전기차 신차 효과로 15만1000대(12.9% 증가)를 기록했어요.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EV와 하이브리드의 약진입니다. 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기아의 전동화 라인업이 글로벌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은, 단순한 ‘비용 증가 요인’으로만 전기차를 볼 수 없다는 걸 보여줘요. 관세와 가격 경쟁이라는 단기 역풍을 뚫고 판매량과 점유율을 동시에 높였다는 사실 자체가 기아의 전동화 전략이 방향은 맞고 있다는 증거예요.

다만 구조적인 과제도 명확해요. 미국 관세가 장기화할 가능성과 유럽의 EV 가격 인하 경쟁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이익이 따라오지 않는 ‘박리다매’ 함정에 빠질 수 있거든요. 실제로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영업이익이 20% 가까이 감소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어요. 양사의 실적이 나란히 ‘매출 증가·이익 감소’를 기록한 건 단순한 기업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기에 공통으로 겪고 있는 과도기적 진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요.

기아가 하반기 신형 아반떼·투싼 등 볼륨 모델 출시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 지점을 의식한 포석이에요. 특히 EV9·EV6 등 전용 전기차 플랫폼 기반 모델들의 판매가 안정 궤도에 오르면서, 초기 투자 부담이 점차 희석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어요. 결국 전기차 전환기에 ‘얼마나 파느냐’와 ‘얼마나 남기느냐’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게 기아의 하반기 숙제가 될 전망이며, 이 균형 감각이 향후 2~3년 글로벌 EV 경쟁에서 기아의 위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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