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SPC 설립한다

2032년까지 1GW. 올해 알파벳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750억 달러. 삼성전자가 AMD에 공급하는 HBM4 한 개당 2만 달러. 숫자 세 개만 나열해도 AI 인프라 경쟁의 판도를 짐작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오늘 네이버가 이 싸움판에 또 하나의 중요한 숫자를 올렸다. 엔비디아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AI 팩토리’를 본격 가동한다는 소식이에요.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엔비디아와의 AI 팩토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 SPC를 설립하기로 했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에게 AI 컴퓨팅을 임대해 주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AI 시대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거죠. 전기가 필요하면 한전에서 끌어다 쓰듯, AI 연산이 필요하면 네이버-엔비디아 팩토리에서 빌려 쓰는 구조다.

네이버의 이번 행보는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때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당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는 젠슨 황과 연이은 회동을 가졌고, 메리츠증권은 “네이버-엔비디아가 글로벌 AI 팩토리 공동 사업을 협의 중이며 2032년까지 1GW 규모를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다. 1GW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 1기와 맞먹는 전력 규모다. 알파경제는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이 연매출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이버가 AI 팩토리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소버린 AI’라는 화두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AI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갖추지 않으면 영원히 임차인 신세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에요. 네이버는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GPU 인프라와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 인프라 사업자가 아닌 ‘AI 풀스택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AI 팩토리는 초기 투자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GPU 한 장에 수천만 원, 전력 비용은 매년 수백억 원 단위로 들어간다. 네이버의 단기 수익성에 부담이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하지만 알파경제는 “이는 단기 수익성 하락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필요 투자”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함께 주목할 만한 건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 시도다. 네이버는 일본에 스마트빌딩 기술을 수출하고 있고, AI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에 네이버와 알토스벤처스가 180억 원을 공동 투자하기도 했다. 국내 검색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AI 인프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올라서려는 전략으로 읽혀요.

이번 SPC 설립이 상징하는 건 네이버가 더 이상 ‘한국형 구글’이 아니라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를 지향하기 시작했다는 전환점이에요.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품질에서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지금, 엔비디아라는 최강 파트너를 등에 업은 네이버의 선택은 한국 AI 산업의 기반 체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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