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AMD 차세대 AI 칩에 탑재…본계약 임박

2026년 7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컨퍼런스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임원이 무대에 올랐다. 화면에는 ‘AMD Helios MI455X’라는 낯선 이름이 떠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그가 첫 문장을 뗐다. “HBM의 원조는 AMD입니다.” 장내가 술렁인 건 당연했어요. HBM 하면 누구나 엔비디아를 떠올리는 시장에서, 삼성이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4를 단독 공급한다고 공식화한 순간이었거든요.

삼성전자는 이날 ‘AAI 2026’ 컨퍼런스에서 AMD와의 HBM4 공동 설계(코디자인) 협업을 통해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AMD의 차세대 AI 인프라 ‘헬리오스’에 탑재될 MI455X 가속기에 삼성의 HBM4가 심장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같은 날 서울경제는 “[단독] 삼성과 HBM4 본계약 임박”이라는 제목으로 양사 간 공급 계약이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한 건 AMD의 변화된 전략이다. AMD는 이번 행사에서 칩당 HBM 메모리 탑재량을 매년 50%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AI 모델이 갈수록 커지면서 메모리 대역폭이 연산 성능 못지않은 병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AMD 리사 수 CEO는 “MS, 메타, 오픈AI 등 주요 고객사들이 이미 헬리오스 플랫폼 채택을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엔비디아에 집중됐던 AI 가속기 수요가 AMD로 분산되기 시작한 신호다.

삼성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1차 공급사로 자리 잡은 가운데, 삼성은 AMD라는 두 번째 축을 확보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올해 180억 달러에서 2028년 5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파이 한 조각이 아니라 파이 자체가 급팽창하는 구조인 거죠.

공교롭게도 이날은 알파벳(구글)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확대를 재확인한 날이기도 하다. 알파벳은 올해 AI 인프라에만 75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린 셈이에요. 이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각각 3% 넘게 올랐다.

이번 파트너십은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AMD와 HBM4 공급을 넘어 파운드리 협력까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년 전 AMD에 모바일 AP를 공급하며 시작된 양사의 동맹이 AI 시대에 전방위 협력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서는 의미로 읽혀요. AMD라는 견고한 고객을 확보한 삼성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본격적인 양강 구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신호거든요. 특히 AMD가 칩당 HBM을 50%씩 늘리겠다고 한 점은 HBM 수요가 한동안 공급을 초과하는 ‘품귀’ 상황이 계속될 거라는 방증이기도 해요. AI 인프라 투자가 빅테크들의 생존 경쟁으로 번지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의 중심에 서는 구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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