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테슬라 로드스터, 캘리포니아 아닌 텍사스에서 만든대요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되고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질 것 같던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가 텍사스 오스틴의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다.

테슬라 경영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틴 아메리칸-스테이츠먼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실리콘밸리의 상징과도 같았던 로드스터의 생산 거점이 머스크가 “캘리포니아는 과도한 규제로 혁신을 질식시킨다”며 2021년 본사를 옮긴 텍사스로 확정되면서, 테슬라의 ‘텍사스 중심주의’가 플래그십 스포츠카 영역까지 완전히 관철된 모양새다.

테슬라의 텍사스 이전은 이미 진행형이다. 2021년 오스틴 기가팩토리 가동 이후 모델 Y, 사이버트럭, 차세대 4680 배터리 셀 생산이 모두 텍사스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여전히 모델 S/X와 일부 모델 Y를 생산하지만, 신차종은 예외 없이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 로드스터의 텍사스 생산 결정은 이 흐름의 정점으로, 테슬라의 제조 역량이 이제 완전히 오스틴에 집중되고 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로드스터는 2017년 프로토타입 공개 이후 9년째 출시가 지연된 테슬라의 ‘베이퍼웨어’ 아이콘이었다. 당초 2020년 출시를 약속했으나 반복된 연기 끝에 올해 5월 초 머스크가 “로드스터의 최종 디자인이 완성됐으며 올해 안에 공개 행사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진은 이번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스틴에서의 생산 준비가 진전되고 있다”고 말해 올해 하반기 프로토타입 생산 개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로드스터의 핵심 스펙은 제로백(0-100km/h) 1.9초, 최고속도 400km/h 이상, 항속거리 1,000km다. 스페이스X의 냉가스 추진기(Cold Gas Thruster) 옵션이 포함될 경우 제로백은 1.1초까지 단축된다. 경쟁 구도에서 봤을 때,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제로백 2.2초), 리막 네베라(1.85초)와 직접 맞붙는 수치다. 다만 주요 경쟁사들이 이미 양산 중인 데 비해 테슬라는 아직 생산 라인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텍사스 생산 결정이 로드스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캘리포니아 대비 낮은 인건비와 법인세, 그리고 기가프레스 기술을 통한 차체 일체화로 생산 단가를 낮출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로드스터의 예상 가격대는 기본형 20만 달러, 파운더스 에디션 25만 달러로 책정된 상태다.

로드스터의 출시 일정과 생산 능력은 향후 테슬라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점으로는 머스크가 이제 로드스터를 단순한 헤일로 카가 아닌, 포르쉐·페라리와 정면 경쟁할 수익성 높은 럭셔리 라인업으로 키우려는 의도가 읽힌다. 9년을 기다린 예약자들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유효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