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ETF로 온갖 투자 의견을 패키징해온 역사에서, 이번엔 ‘머스크를 뺀 지수’가 등장했다. 지난 7월 9일, 블룸버그와 어드바이저허브에 따르면 서브버시브 ETFs는 나스닥100과 S&P500에서 일론 머스크가 설립·지배·경영하는 기업을 제외한 ETF 출시를 위한 서류를 SEC에 제출했다. 티커는 각각 QQNE와 SPNE로, 머스크라는 한 인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형체를 갖춘 셈이다.
서브버시브 ETFs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머스크 관련 기업은 “잠재적 기업 지배구조 우려, 정치적 리스크, 높은 주가 변동성”을 가진 것으로 명시됐다. 이들 상품은 해당 기업을 단순히 제외하는 방식으로, 지수 내 나머지 종목들은 그대로 유지한다. 사실상 “머스크만 빼고 S&P500을 사겠다”는 수요에 응답하는 구조다.
이번 상품 출시의 배경에는 ETF 업계의 폭발적 성장세가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2026년 6월 한 달 동안에만 214개의 ETF가 신규 출시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ETF 시장 전체로는 약 1,91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고, 거래량은 약 7조 달러에 육박했다. 거의 모든 투자 아이디어가 ETF로 포장되는 시대에, ‘안티 머스크’도 피할 수 없는 상품이 된 것이다.
노바디우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네이트 제라시 사장은 “머스크는 극도로 양극화된 인물이라 ETF 발행사가 이를 상품화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한 인물에 대한 투자자 감정 때문에 주요 지수에서 단일 기업을 배제하는 ETF를 만드는 단계까지 왔다면, 우리는 너무 얇게 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ETF닷컴의 데이브 나딕 리서치 국장은 “이런 협소한 마이크로 아이디어는 진지한 투자 논리라기보다 재미있는 마케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품이 등장한 데는 스페이스X의 나스닥100 편입도 한몫했다. 스페이스X는 IPO 이후 FTSE 러셀과 MSCI 지수에 이어 나스닥100에도 빠르게 편입되면서 수십억 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머스크 기업으로 유입됐다.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투자자들이 ‘머스크 프리’ 포트폴리오를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 상품이 정치적·개인적 감정까지 흡수하는 현상이 점점 더 노골적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한때 ESG ETF가 ‘착한 기업만 담겠다’는 가치 소비의 금융 버전이었다면, QQNE와 SPNE는 ‘싫은 사람만 빼겠다’는 훨씬 더 원초적인 감정 상품입니다. 다만 머스크 기업을 제외한 지수가 실제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고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지난 5년간 S&P500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안티 머스크’ 전략이 수익률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월가의 새 구경거리가 될 듯합니다.
- 원문: AdvisorHub — Wall Street Finds a New Way to Help Investors Avoid Elon Musk
- 보조: Yahoo Finance — Don’t Want Tesla or SpaceX in Your Portfolio? Meet the New ‘Ex-Elon’ ETFs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7-13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