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법무장관, 테슬라 오토파일럿 2900억 배상에 제동 걸었어요

지난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이던 모델 S가 고속도로에서 18륜 트레일러 하부로 파고들며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의 배심원단이 2억 4,300만 달러(약 3,400억 원)라는 기록적인 배상 평결을 내렸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평결을 아예 무효화해 달라는 요청이 플로리다 법무장관실에서 제출됐다.

제임스 우스마이어 플로리다 법무장관은 7월 9일자로 연방 제11순회항소법원에 ‘법원의 친구(amicus curiae)’ 의견서를 제출해, 테슬라에 대한 2억 4,300만 달러 배상 평결을 완전히 기각하거나 최소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보상적 손해배상액의 3배로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법무장관도 동일한 의견서에 서명하며 동참했다. 법무장관 3인이 공동으로 특정 기업의 민사 소송에 개입하는 것은 연방 항소법원 사상 극히 드문 사례다.

우스마이어 장관실은 의견서에서 “과도한 징벌적 배상은 기술 혁신에 대한 기업의 투자 의지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리를 폈다. 또한 플로리다주가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평결이 반복되면 기업들은 플로리다에서의 기술 실증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율주행·우주·AI 산업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인 공화당 주 정부들의 정책 기조와 정확히 맞물려 있다.

사고는 2023년 플로리다 턴파이크에서 발생했다. 당시 테슬라 모델 S는 오토파일럿 작동 중 흰색 트레일러의 측면을 하늘 배경과 구분하지 못하고 차량 하부로 충돌해 루프가 완전히 절단됐다. 유족 측은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비전 시스템(Vision-only)이 높은 트레일러의 측면을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고,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여 징벌적 배상 비중이 유난히 높은 평결을 내렸다.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의견서가 항소법원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하다. 항소법원이 징벌적 배상액을 감액한 사례는 다수 존재하지만, 배심원 평결 자체를 완전히 백지화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성 훼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대법원은 BMW 대 고어 사건(2003년)과 스테이트팜 대 캠벨 사건(2003년)에서 징벌적 배상이 보상적 배상의 한 자릿수 배수를 넘으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소송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FSD 관련 수십 건의 진행 중인 소송 중 하나일 뿐이다. 현재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2건, 텍사스에서 1건의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 관련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각 사건의 평결과 합의 금액은 나머지 모든 사건의 판례와 보험료에 연쇄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량의 운전 보조 시스템 사고 배상액을 두고 주 정부 법무장관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테슬라에는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동시에 기업 편향이라는 정치적 역풍을 감수해야 하는 양날의 칼입니다. 플로리다가 기술 기업에 ‘우호적 관할지’라는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라면, 그 반대급부로 소비자 안전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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