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투닷, 엔비디아 출신 임원 영입…VLA 자율주행 속도

2021년, 엔비디아 자율주행팀에서 카메라·레이더 기반 장애물 인지 기술을 개발하던 엔지니어가 있었다. 5년 뒤인 2026년 5월, 그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회사 포티투닷(42dot) 상무로 합류했다. 올해 1월 박민우 대표가 엔비디아에서 현대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두 번째 ‘엔비디아맨’이 포티투닷에 둥지를 튼 거죠.

포티투닷 엔비디아 임원 영입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컴퓨터 비전 전문가인 이희석 신임 상무를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연구 그룹 리더로 선임했다. 이 상무는 2013년부터 8년간 퀄컴에서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고, 2021년부터 엔비디아에서 카메라·레이더 기반 장애물 인지 기술을 담당했다. 이후 2023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인지 시스템 개발을 이끌며 퀄컴, 엔비디아,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이력을 쌓았다.

VLA 모델이 뭐길래

이 상무가 맡게 될 VLA 모델은 자율주행차가 인간처럼 시각 정보와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게 하는 AI 기술이다. 마치 운전자가 앞차의 깜빡이를 보고 “차선 변경하겠구나”라고 추론한 뒤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데, 이런 맥락 추론 능력이 VLA의 핵심이거든요.

기존 E2E(End-to-End) 모델은 센서 입력을 직접 조향·가속 명령으로 변환하는 구조라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에 취약했다. VLA는 여기에 ‘상황 이해’ 레이어를 더해 “저기 횡단보도에 아이가 서 있으니 속도를 줄이자” 같은 판단을 스스로 내리게 하는 게 목표다. 업계에서는 VLA를 레벨4 완전자율주행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보고 있다.

투트랙 전략, 인재로 증명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레벨2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적용하는 한편, 포티투닷을 통한 자체 기술 내재화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자체 자율주행 모델 내재화도 가속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민우 대표 체제 출범 후 첫 외부 임원 영입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포티투닷은 박 대표 아래 디비전, 그룹, 팀으로 조직을 세분화했는데, 그룹 리더는 핵심 기술 방향을 결정하는 중간 리더십이다. 글로벌 인재를 핵심 보직에 앉혔다는 건 “우리가 직접 만들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구글 웨이모가 주간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테슬라가 FSD 중국 출시를 준비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는 중이다. 현대차가 차량 플랫폼 공급자를 넘어 AI 솔루션 개발자로 진화할 수 있을지, 이번 인사가 그 첫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