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코앞에 6만평 휴머노이드 기지가 생겼네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차로 10분 거리. 6만 평방피트(약 1,700평) 규모의 새 건물에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Digit)’ 수십 대가 팔레트를 나르고 컨베이어 벨트 옆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테슬라가 옵티머스 양산을 준비하는 바로 그 도시에, 2015년 창립된 휴머노이드 원조 기업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둥지를 틀었다. 머스크의 ‘가장 큰 제품’ 옵티머스가 아직 상업화를 준비하는 사이, 디짓은 이미 물류 현장에서 10만 개의 토트를 옮기며 실전을 뛰고 있다.

테크크런치의 팀 펀홀츠 기자가 7월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프리몬트에 6만 평방피트 규모의 ‘디짓 트레이닝 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고객사가 디짓의 작업을 직접 확인하고 배치 시나리오를 테스트하는 공간이자, 디짓 로봇이 실제 물류 환경을 재현해 훈련하는 시설이다.

Peggy Johnson CEO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우리와 같은 지역에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오랫동안 어질리티는 이 분야에서 혼자였거든요”라고 말했다. 어질리티는 2015년 창립 이후 아마존, GXO, 쉐플러, 도요타 자동차 제조 캐나다 법인 등에 디짓을 배치하며 이미 3억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확보한 상태다.

디짓은 GXO 물류 센터에서만 10만 개의 토트(tote)를 이동시켰고, 현재 30곳 이상의 고객사와 배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공동 창업자 데이미언 셸턴은 “안전 크리티컬한 기능에는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다. 안전 스택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지 않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분명히 했다. 반면 작업 계획과 태스크 분해에는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셸턴은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개수는 로봇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엔지니어 수보다 훨씬 많다. 생성형 AI는 그 질문에 결정적으로 답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옵티머스에 대해 “테슬라 외부에서 유용해지는 것은 내년쯤”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어질리티는 이미 상업화를 완료한 상태다. 올해 가을 출시될 디짓 버전 5는 인간을 감지해 로봇 전용 구역이 필요 없는 작업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또한 Peggy Johnson CEO의 주도로 역합병(reverse merger)을 통한 연내 IPO도 추진 중이다.

이 공간 싸움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습니다. 어질리티가 굳이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10분 거리를 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옵티머스가 아직 ‘언젠가’의 서사를 쌓는 동안, 디짓은 이미 물류 현장의 검증된 데이터와 고객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3억 달러 계약은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상당한 모멘텀입니다. Johnson CEO의 “오랫동안 우리 혼자였다”는 발언은 자신감이라기보다,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어야 합니다.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가장 큰 제품’으로 키우려면, 먼저 상업화에 성공한 경쟁자의 존재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의식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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