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만드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하물며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는 어떨까요. 현대차·기아가 바로 그 ‘흔들리는 무대’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세계 최초 실증에 성공했어요. 지난 17일 한국선급(KR)과 HMM(옛 현대상선)이 함께한 이번 실증은, 육지를 넘어 바다로 확장되는 현대차 로봇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이번에 실증을 통과한 로봇은 ‘모베드'(Mobed, Mobile Bed). 이름 그대로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운반 플랫폼이에요. 바닥이 평평한 공장이나 물류센터에서야 익숙한 풍경이지만, 모베드는 최대 5도까지 기울어지고 불규칙하게 진동하는 선박 갑판과 기관실에서도 중심을 잡고 주행 임무를 수행했어요. 자이로스코프 기반의 실시간 자세 제어 기술이 핵심이에요.
실증은 부산항 인근 해상에서 HMM이 실제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을 무대로 진행됐고, 모베드는 선내 순찰·설비 점검·물품 운반 등 선원들의 고강도 반복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어요. 한국선급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선박용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국제 표준 인증 체계 마련에도 착수할 계획이에요.
현대차·기아가 로봇 기술을 바다로 확장하는 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에요. 전 세계 해운업계가 직면한 선원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거든요.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전 세계 상선에서 약 5만 명의 선원이 부족한 상태예요. 모베드 같은 자율주행 로봇이 선내 단순 작업을 대체하면, 선원들은 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요.
글로벌 스마트 선박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에요. IMO(국제해사기구)가 2028년부터 단계적 자율운항선박(MASS) 규정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선박 자동화 장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죠. 모베드는 이 시장에 ‘선내 작업 자동화’라는 새 카테고리를 제시한 셈이에요.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2021년) 이후 로봇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왔어요. 지난 16일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풋옵션(지분매수청구권) 행사 검토 소식이 전해지며 현대차의 로봇 사업에 대한 장기적 의지도 재확인됐죠. 모베드는 스포티(Spot)나 아틀라스(Atlas)처럼 극적인 역동성을 보여주는 로봇은 아니지만, 현실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용 로봇’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상업화 속도는 더 빠를 수 있어요. 현대차는 모베드를 시작으로 선박용 소화 로봇, 유해가스 감지 로봇 등으로 라인업도 확장할 계획이에요.
해운·조선 강국인 한국 입장에서 자율주행 로봇과 스마트 선박의 결합은 상당히 전략적인 포인트예요. 현대차·기아의 로봇 기술 + 한국선급의 인증 역량 + HMM의 실제 운항 데이터 — 이 세 축이 모이면 글로벌 스마트 선박 시장에서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요. 이번 실증은 ‘육지에서 잘 달리는 로봇’을 넘어, ‘배 위에서도 일할 수 있는 로봇’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세계 최초로 증명해 보인 데에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봐요. 자율주행의 무대가 도로에서 선박으로, 그리고 언젠가는 우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에요.
- 원문: 파이낸셜뉴스 — KR, 현대차·기아 선박 자율주행 로봇 ‘모베드’ 세계 최초 실증
- 보조 출처: 서울경제 — 육지 누비던 현대·기아 로봇,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균형 잡았다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18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