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AIDC·피지컬 AI 국가전략산업화 나선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AI·과학기술로 함께 행복한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라이드 앞에 섰다. 하반기 업무보고 사전브리핑 자리였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게 단순한 부처 보고가 아니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거든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과 피지컬 AI 육성을 국가전략산업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월 제정된 AI 기본법의 실행력을 확보하려는 후속 조치 성격이 짙지만, 내용을 보면 ‘지원’을 넘어 정부가 직접 ‘운영’에 나서겠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전된 접근이다.

대규모 투자로 AIDC 직접 운영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정부가 AIDC의 운영 주체로 직접 나서겠다는 대목이다. 그동안 국내 AI 인프라는 KT, 네이버, SK브로드밴드 등 민간 데이터센터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GPU 수급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정부 차원의 전략적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죠.

과기정통부는 AIDC를 단순한 컴퓨팅 시설이 아니라 ‘국가 AI 역량의 핵심 기반’으로 규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를 하반기 중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 관련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SKT가 발표한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과 비교할 때 수조 원대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피지컬 AI, 대한민국 새 먹거리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피지컬 AI’를 전략 분야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처럼 AI가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초 ‘AI의 다음 챕터’라고 명명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분야다.

과기정통부는 로봇, 자율주행, 제조 AI 등에 국내 AI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복안이에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로보틱스에 공을 들이고 있고, 삼성·LG도 AI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정부의 전략적 뒷받침이 더해지면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AI 기본법과 맞물린 시너지, 관건은 예산

시기적으로도 절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기본법이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실행 계획을 구체화함으로써 법과 정책의 정합성을 높였다는 분석이에요.

KOSA(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는 “AIDC 인프라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국가전략산업으로 묶은 건,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가기 위한 필수 코스”라며 “민간 기업들도 R&D와 인재 확보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명분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건은 역시 예산이다. 하반기 국회 심의에서 이번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 재원으로 이어질지가 첫 관문이 될 전망이에요. 정부가 AI를 ‘국가전략산업’ 프레임으로 공식화한 것 자체가 국내 AI 산업에는 상당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거예요.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알아서 뛰는 분위기였다면, 이제 국가가 판을 깔아주는 국면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읽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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