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테슬라 합병, 머스크가 ‘가능성’ 시사했네요

“솔직히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겹치는 영역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말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양사 협업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22일(현지시간)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하며 스페이스X·테슬라 합병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2분 만에 “겹치는 게 너무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포브스는 이날 어닝콜 직후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것을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역시 “머스크가 양사 합병 추측을 계속 살려두고 있다”며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분야에서 중복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즉흥 코멘트가 아니다. 머스크는 어닝콜에서 “AI와 로보틱스는 테슬라의 미래”라고 반복해왔고, 스페이스X 역시 스타링크의 AI 기반 트래픽 관리, 스타십 자율비행 시스템 등에서 AI 역량을 축적 중이다. 양사가 별도 법인이지만 ‘머스크 생태계’ 안에서 기술·인력 교차가 이미 일상화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테슬라 투자자 로스 거버는 어닝콜 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합병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양사 합병 시 시너지가 5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수익이 2026년 12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고,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 매출도 2030년까지 연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힘을 싣는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24/7 월스트리트는 “이 루머가 현실화된다면 테슬라 투자자에게는 악몽”이라며 “리스크가 큰 우주 사업이 안정적인 전기차 사업의 밸류에이션을 희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 주가는 이달 초 115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매도 비율은 유통 주식의 32%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주목할 대목은 머스크가 이 타이밍에 합병을 입에 올린 이유다. 테슬라는 이번 2분기 매출 272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0.52달러로 컨센서스(0.61달러)를 하회했다.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FSD와 로보택시라는 ‘미래 내러티브’만으로 주가를 방어하기 어려워진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머스크가 합병을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 주주들이 전기차 성장 정체를 체감하고 있고, 스페이스X IPO가 2027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측 모두 ‘머스크 생태계 단일화’라는 카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말 한마디로 시장 반응을 살피는 탐색 단계지만, 2027년 하반기쯤이면 이 논의가 실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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