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누드 합성’ 소송, AI 이미지 죄는 어디까지일까요

생성형 AI가 실존 인물을 ‘누드 합성’했을 때,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영국 의회 의원이 머스크의 xAI를 상대로 바로 이 질문을 법정으로 가져갔다. 그록 이미지 생성기가 자신의 얼굴을 나체 이미지로 합성했다는 주장이다. AI 회사가 창작물이 아닌 ‘실존 인물에 대한 가해’로 피소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타임스(The Times)가 6월 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하원 의원인 스텔라 크리시(Stella Creasy)는 xAI의 그록 이미지 생성 기능이 자신을 포함한 여성 정치인들의 얼굴을 나체 이미지로 가공해 생성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크리시 의원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Nobody is beyond the law)”고 밝히며, AI 기업도 동일한 명예훼손·프라이버시 침해 법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이미지 생성기의 ‘2차 가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그록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한다. 기존 이미지를 변형하는 딥페이크와 달리, 처음부터 학습된 패턴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어서, 법원이 이를 명예훼손으로 볼지, 표현의 자유로 볼지가 첨예한 쟁점이다.

영국은 2025년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개정을 통해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책임을 강화한 상태다. 다만 이 법은 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대상으로 설계돼, AI 모델 자체의 산출물에 대한 직접 규제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크리시 의원의 소송은 이 법의 적용 범위를 AI 기업으로 확장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크리시 의원 측 법률 대리인은 xAI뿐 아니라 머스크 개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xAI의 최고경영자로서 안전장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논리다. 머스크는 그록 출시 당시 “검열 없는 AI”를 표방하며 타사 대비 느슨한 콘텐츠 필터를 강조한 바 있어, 이 발언이 오히려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AI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오픈AI·구글·앤트로픽 등 주요 모델들은 이미 유해 이미지 생성 차단 필터를 기본 탑재하고 있지만, xAI처럼 ‘무검열’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 기업의 법적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크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업계 전체의 콘텐츠 필터링 기준이 사실상의 규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사건이 단순한 소송을 넘어 AI 모델의 ‘출력물 책임’ 원칙을 최초로 설정하는 이정표가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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