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NASA 달 탐사, 스페이스X 말고는 갈 곳 없대요

“우주 비행은 용서하지 않는다. 신형 중량급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5월 28일,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로켓이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발사대(LC-36)에서 폭발한 직후, NASA 재러드 아이잭먼 국장이 X에 올린 글이다. CBS뉴스·워싱턴포스트·스페이스뉴스 등이 30일까지 후속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NASA의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 전체가 스페이스X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위기에 놓였다.

사고는 28일 오후 정적 연소 시험 중 발생했다. 부스터 3호기 ‘No, It’s Necessary’가 7기의 BE-4 메탄 엔진을 점화하는 순간 폭발했다. 다행히 아마존 카이퍼 위성 48기는 탑재되지 않은 상태였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LC-36은 블루오리진의 유일한 운용 발사대였다. 헬기 정찰 결과 피뢰탑과 운반기중기(transporter-erector)는 완파됐고, 갠트리 하부도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

문제는 NASA의 달 전략이다. 아르테미스 III(2027년 예정)은 오리온 우주선을 SLS 로켓으로 쏘아 올린 뒤, 블루오리진의 블루문 착륙선과 스페이스X의 스타십 착륙선을 지구 궤도에서 도킹시켜 시험하는 임무다. 블루문은 오직 뉴글렌으로만 발사되도록 설계돼 있다. 뉴글렌 발사대가 수개월간 복구 불가능하다면, NASA는 스타십 하나로만 임무를 수행하거나 일정 자체를 2028년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

CBS뉴스는 2016년 팰컨9 발사대 폭발 사고를 비교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스페이스X는 발사 재개까지 3.5개월, 완전 복구까지 15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다른 발사대 2곳이 있었다. 블루오리진은 캘리포니아 밴덴버그에 두 번째 발사대(SLC-14)를 4월에 발표했으나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다.

블루오리진 CEO 데이비드 림프는 30일 “발사대 일부 접근을 회복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고, 제프 베이조스는 “너무 이르지만 원인을 찾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키코 돈체프 부사장은 “우리도 겪어본 일”이라며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업계에선 “블루오리진 없는 아르테미스는 현실적으로 스페이스X 독무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십 역시 5월 22일 시험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현재 비행이 중단된 상태다. 양대 우주기업의 발사체가 동시에 멈춰 선 셈이다. 과학 아메리칸은 “달 착륙이 2029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고, 타임지는 “블루오리진 폭발이 NASA 달 임무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사고의 진짜 승자는 따로 있다. 바로 중국의 달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두 민간 파트너가 동시에 차질을 빚는 동안, 중국은 2030년 유인 달 착륙이라는 로드맵을 착실히 밟고 있다. NASA의 달 복귀가 단순한 과학 미션이 아닌 ‘우주 패권’ 경쟁의 성격을 띠는 만큼, 이번 공백이 주는 전략적 손실은 단순한 일정 지연 이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