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서류에는 $28.5조라는 총주소시장(TAM) 추정치가 적혀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더 주목하는 건 그 숫자가 아니라, 이 서류가 암시하는 머스크의 진짜 구상이다. 그가 쌓아 올리는 것은 단순한 로켓 회사가 아니라, 지상의 어떤 정부도 통제할 수 없는 ‘문명의 백업 인프라’라는 해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24/7월스트리트가 25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올인 팟캐스트(All-In Podcast)에 출연한 투자자 개빈 베이커(Gavin Baker)와 공동 진행자 데이비드 프리드버그(David Friedberg)는 스페이스X의 S-1을 두고 “우주 기반 통신망, 우주 데이터센터, 지상 무선 백홀을 결합한 것은 어떤 정부도 장악할 수 없는 문명의 백업”이라고 평가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실리콘밸리식 과장이 아니라, S-1 재무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전략적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S-1에 공개된 숫자는 방대하다. 스페이스X의 2025년 연결 매출은 187억6,740만 달러로, 이 중 스타링크 커넥티비티 부문이 114억 달러를 차지하며 44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46억9,400만 달러, 조정 EBITDA는 11억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23개 금융기관이 주관사로 참여하며, 목표 기업가치는 1조7,500억~2조 달러로 책정됐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AI 인프라 부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xAI를 공식 흡수해 ‘Space’, ‘Starlink’, ‘AI & Compute’라는 3개 사업부문 체제를 갖췄다. S-1에 따르면, 앤트로픽(Anthropic)과 체결한 컴퓨팅 계약 규모만 월 12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연간 150억 달러 규모로, xAI의 Colossus 슈퍼컴퓨터 클러스터가 단순한 Grok 학습용을 넘어 외부 매출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도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베이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을 122일에서 66일로 단축했으며, Colossus 2 클러스터에서 강화학습 3~4주 만에 커서(Cursor)의 Composer 2.5 모델이 “파레토 우위”에 도달했다고 전해진다. 이 속도 경쟁력은 물리적 제약을 우주로 돌파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테슬라도 이 생태계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테슬라는 2026년 1분기 8-K 보고서를 통해 스페이스X 지분에 2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기가팩토리 텍사스에 반도체 제조를 위한 칩 팹을 공동 구축 중이라고 공시했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6월 30일까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테슬라를 넘어설 확률을 92%로 평가하고 있다.
월가의 인프라 투자 구도도 이 틀 안에서 재편될 조짐이다. 엔비디아의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816억1,000만 달러, 공급 관련 계약 총액은 1,190억 달러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사업 연간 매출 run rate는 3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이 거대한 지상 인프라 투자가 ‘궤도 컴퓨팅 레이어’와 결합할 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것이 프리드버그의 논지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S-1에서 가장 간과된 숫자는 매출이나 EBITDA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 66일이다. 엔비디아의 GPU가 아무리 빨라져도 전력과 냉각이라는 지상의 물리적 한계를 넘을 수 없다면, 그 한계를 아예 우주로 옮기겠다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해자(moat)가 될 수 있다. 다만 IPO 이후 분기마다 이 속도와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공개기업의 숙제가 머스크에게는 새로운 종류의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 원문: 24/7 Wall St. — SpaceX’s $2 Trillion Pitch: Is Elon Musk Quietly Building a Backup Internet for Civilization?
- 보조 출처: Tesla Q1 FY2026 8-K Filing, Polymarket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5-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