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 동안 스페이스X가 스타십 V3를 발사대에서 네 번이나 세웠다가 되가져간 이유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었다. IPO 서류(S-1)가 공개된 바로 그 주, 전 세계 투자자의 시선이 텍사스 보카치카에 꽂혀 있었다. 5월 22일 저녁, 다섯 번째 시도 끝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이 마침내 하늘로 솟아올랐다.
스페이스X는 5월 22일(미 동부시간) 텍사스주 사우스 파드레 아일랜드 발사장에서 스타십 V3의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전날인 21일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중단(스크럽)된 지 불과 24시간 만의 재도전이었다. 가디언, CBS 뉴스,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가 일제히 이 발사를 속보로 타전했다.
이번 비행에 투입된 스타십 V3는 이전 버전 대비 전장이 약 10m 늘어난 초대형 로켓으로, 슈퍼헤비 부스터에 33기의 랩터 엔진을 장착했다. 추력은 약 7,500톤에 달해 새턴V(아폴로)와 NASA의 SLS를 모두 뛰어넘는 역대 최강이다. 이날 발사에서는 1단 부스터 분리와 상단 우주선의 궤도 진입까지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사가 가진 타이밍의 무게는 각별하다. 스페이스X가 텍사스증권거래소(TXSE) 상장을 위한 S-1 서류를 제출한 것이 불과 사흘 전이다. IPO를 앞둔 시점에 스타십 V3의 성공적 데뷔는 단순한 기술 이정표를 넘어 기업가치 평가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다. CNBC에 따르면 시장은 스페이스X의 평가액을 2조 달러 안팎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로이터는 우주 관련 ETF들이 IPO 기대감에 5월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사를 NASA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분수령으로도 읽는다. 스타십 V3는 달 착륙선(HLS) 개량형의 기반이 되는 기체다. 그동안 V2 단계에서 반복된 지연으로 NASA 내부에서도 ‘2028년 유인 달 착륙 일정이 현실적인가’라는 의구심이 나돌았다. 스페이스에이전시(SpaceNews)의 분석에 따르면 V3의 성공적 데뷔는 최소한 일정표상의 위험을 크게 낮췄다.
한편 이날 발사장에는 래퍼 니키 미나즈가 깜짝 방문해 생중계 해설자들과 함께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미나즈는 전날 스크럽 당시에도 현장에 있었으며, “인류를 위해 하는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머스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앞두고 대중문화 접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상단 우주선의 재진입 및 해상 착수 데이터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에서 수집된 텔레메트리를 바탕으로 V4 설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올여름 중 두 번째 V3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성공이 IPO 로드쇼의 가장 강력한 슬라이드가 될 것이다. 발사체 기업의 가치는 결국 ‘쏴서 회수하는’ 신뢰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