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시총, 삼성전자 턱밑…AI 반도체 판도가 바뀐다

숫자 두 개만 먼저 볼게요.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480조 원대로 올라서며 삼성전자(약 510조 원)를 바짝 쫓고 있어요. 1년 전만 해도 SK하이닉스 시총은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었거든요. 이제는 30조 원 차이, 그러니까 6% 정도만 더 오르면 한국 증시 왕좌가 바뀔 수도 있는 그림인 거죠.

엔비디아가 5월 21일(현지시각)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이 흐름에 기름을 부었어요. 매출 4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 AI 투자가 둔화될 거란 시장의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린 셈이에요. 젠슨 황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추론 수요가 학습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HBM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장되는 국면이라고 강조했고요.

이게 왜 SK하이닉스에 특히 유리한지 짚어볼까요. 마치 식당에서 가장 인기 메뉴의 핵심 재료를 독점 납품하는 셈이거든요.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시장에서 엔비디아 H200·B200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차세대 HBM4에서도 12단 적층 제품으로 선두를 유지 중이에요. 삼성전자가 HBM3E 엔비디아 인증을 마치고 추격에 나섰지만, SK하이닉스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6개월 이상 앞서 있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시장도 이 판도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어요. 5월 2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4.3% 상승한 26만 8,500원으로 마감했고, 연초 대비로는 48% 올랐어요.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날 0.7% 하락한 7만 2천 원대에서 움직이며 연초 대비 상승률이 13%에 그쳤죠. 외국인 순매수도 SK하이닉스 쪽으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증권가에선 이 현상을 두고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HBM이라는 단일 품목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모건스탠리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2만 원으로 상향했고, “2027년까지는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거든요.

우리한테 의미 있는 건 이제 반도체 강국 코리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HBM이라는 칼날 하나에 올인한 전략이 통하고 있는 거죠. SK하이닉스는 연내 HBM4 양산을 시작하고, 청주에 20조 원 규모의 HBM 전용 팹도 착공할 예정이에요. 삼성전자도 평택에 HBM 전용 라인을 확충 중이라 하반기 양사의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