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각각 연 100기가와트(GW), 합쳐 200GW의 태양광 제조 능력을 목표로 한다면 미국 태양광 산업의 판이 다시 짜일 수 있을까. 머스크가 이 목표를 공개 석상에서 다시 꺼내면서, 숫자의 크기만큼 실현 경로를 두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출처: Power Engineering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와 스페이스X 팀이 각각 미국에서 연 100GW의 태양광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 연 200GW다. 미국의 현재 태양광 모듈 제조 능력과 비교하면 규모가 가늠된다. 업계 집계로는 약 66GW, 미국태양광산업협회(SEIA) 기준으로는 지난 8월 74.1GW다. 200GW는 이 기반을 세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200GW가 미국 설비를 넘어선다
구체적 계획도 나와 있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세금 감면 신청서에서 텍사스 휴스턴 남서부 포트벤드카운티에 코드명 ‘프로젝트 크리스탈 선’ 태양광 공장을 짓겠다고 제안했다. 투자 규모는 101억달러, 상업 가동 목표는 2029년 1분기, 고용은 9,700명 이상이다. 테슬라는 다른 미국 부지도 검토 중이며, 인센티브가 없으면 텍사스 부지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량은 13.5기가와트시(GWh)였다.
문제는 속도다. 머스크 스스로 태양광만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단기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스페이스X는 가스터빈까지 직접 만들기로 했다. 병목은 연료나 수요가 아니라 터빈 자체, 그중에서도 블레이드와 베인의 특수 주조라는 진단이다. 스페이스X는 오스틴 남동쪽 약 30마일, 스타링크 공장 인근 배스트롭에 약 830에이커를 확보하고 터빈 부품 인력을 모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이 방식이 천연가스 터빈 배치를 최대 18개월 앞당길 수 있다며 “엄청난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했다.
태양광이 못 메우는 틈, 가스터빈
부품 조달 난이도도 만만치 않다. pv매거진은 200GW 규모를 구현하려면 셀·모듈 공장에 약 4,300만 제곱피트의 공간과 공장 가동용 전력 약 1.2GW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선 머스크가 로켓 제조를 내부화했던 방식, 즉 ‘병목을 찾아 직접 만든다’는 전략을 지상 발전에 옮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머스크의 목표를 두고 두 가지 평가가 엇갈린다. 하나는 미국의 현재 모듈 제조 기반을 넘어서는 숫자라는 점에서 공급망 재편의 신호라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인센티브 협상과 자금 조달을 앞둔 시점에 나온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어느 쪽이든 200GW라는 규모 자체가 미국 태양광 설비 투자 판단에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이번 계획은 AI 전력 수요가 제조업의 지형을 다시 그리는 국면을 보여준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태양광과 가스터빈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전략은 발전 설비와 부품 공급망을 모두 쥐겠다는 구상이며, 미국 제조 기반을 크게 웃도는 목표치 자체가 공급망 재편의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관전 포인트는 프로젝트 크리스탈 선의 세금 감면 승인 여부와 배스트롭 터빈 공장의 가동 시점, 그리고 200GW 목표가 실제 착공 규모로 얼마나 좁혀지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