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컨9 은퇴 조건, 머스크가 처음 못 박았네요

스페이스X의 팰컨9은 1,000회에 육박하는 발사를 성공시키며 ‘가장 성공한 발사체’라는 자리를 굳혀 왔다. 그런데 이 팰컨9의 퇴장 조건이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화됐다. 머스크가 팰컨을 정리하는 기준을 공개적으로 못 박은 것이다.

테슬라라티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번 주 X에서 물리학자 케이시 핸드머의 게시글에 답하며 “스타십이 주에 여러 차례 안정적으로 날게 되면, 희소한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링·생산 자원을 스타십으로 옮겨 발사 빈도를 하루 여러 차례로 끌어올리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는 곧 팰컨을 정리(winding down)한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이 발언의 발단은 핸드머의 지적이었다. 그는 NASA가 스페이스X의 팰컨 은퇴 움직임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10년 넘게 가장 성공적인 발사체를 운영하며 1,000회에 육박한 팰컨을 스타십으로 교체하려 하자 NASA가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팰컨9은 2015년 첫 1단 부스터 회수 성공 이후 재사용 로켓의 표준을 세운 기체다. 회수·재사용으로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춰 스타링크 군집 위성망을 현실로 만들었고, 상업 발사 시장의 가격 기준 자체를 바꿔 놓았다. 그런 팰컨9은 지금도 스페이스X의 가장 바쁜 로켓이다. 기네 쇼트웰 사장은 올해 초 타임 인터뷰에서 팰컨이 올해 약 140~145회 발사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해 165회에서 소폭 줄어든 수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8년 이후의 팰컨9 신규 발사 예약을 이미 받지 않고 있고, 일부 소모성 팰컨 부품의 생산도 중단했다. 쇼트웰은 앞서 스타십이 본격 가동되면 팰컨 발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두기도 했다.

관건은 시차다. 스타십은 아직 주 1회는커녕 정기 발사 단계에조차 진입하지 못했다. 올해 스타십이 날아오른 것은 두 차례에 그쳤는데, 이는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네 차례, 다섯 차례 비행한 것보다도 느린 속도다. 가장 최근인 7월 비행은 인도양 연착수(soft splashdown)로 마무리됐고, 우주선은 점검을 위해 크리스마스섬으로 예인됐다. 다음 14차 비행은 스타십을 처음으로 궤도에 올리는 임무가 될 전망이며, 상단 스테이지의 타워 캐치 시도는 머스크 스스로 “몇 달 뒤”로 미뤄 둔 상태다. 같은 기체를 다시 쏘는 첫 재비행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NASA 입장에서는 이 시차가 특히 뼈아프다. 팰컨9과 드래곤 캡슐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비행사를 교대시키는 유일한 수단인데, 스타십은 아직 NASA 승무원 탑승 인증을 받지 못했다. 머스크의 글도 팰컨이 정리된 뒤 승무원 인증을 받은 스타십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팰컨 정리는 NASA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타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HLS)으로 선정된 기체라, NASA는 ISS 왕복은 팰컨에, 달 착륙은 스타십에 의존하는 이중 구조에 놓여 있다. 민간 위성 사업자들도 팰컨의 발사 슬롯에 의존해 온 만큼, 전환 과정에서 일정이 밀리면 경쟁 위성망 사업자의 계획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일부에선 이 발언을 문자 그대로의 은퇴 일정으로 보기보다, NASA와 고객사들을 향한 ‘전환 신호’로 읽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스타십이 주 몇 차례 발사를 실제로 증명하기 전까지는 팰컨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는 점을 머스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타십으로의 자원 전환’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점이 이번 발언의 핵심이라는 게 중론이다. 스타십이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서면 팰컨은 점진적으로 위성 발사 임무에서 물러나고, 유인 발사만 한동안 남는 이원화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팰컨9의 즉각적인 종말이 아니라 ‘스타십으로의 자원 전환’이 이미 스페이스X 내부에서 진행형이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스타십이 주 몇 차례 발사를 증명하는 순간,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인 팰컨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못 박았다는 점에서, ISS 승무원 수송 공백 여부가 단기적으로 스페이스X의 가장 민감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십 14차 비행이 오는 28일 안팎으로 예정돼 있어, 그 결과가 팰컨9의 운명을 가를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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