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1조원 베팅 vs 숏, 월가가 정반대로 갈린 이유는요?

스페이스X의 IPO 이후 첫 록업 해제, 테슬라 주가의 사상 최악의 주간 하락, 그리고 합병설까지 겹친 2026년 8월 둘째 주. 머스크 경제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한 바로 이 시점에, 월가의 스마트머니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AFR)의 8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헤지펀드 미노타우르 캐피털(Minotaur Capital)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양대 종목에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반면, 하이페리온 애셋 매니지먼트(Hyperion Asset Management)는 머스크 기업군에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롱 베팅에 나섰다.

미노타우르 측의 숏 논리는 단순하다. 스페이스X의 주가는 공모가 78달러 대비 록업 해제 직후 급등했으나, 이후 2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AI 지출 확대와 현금 소진 속도가 합병 프리미엄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AFR에 따르면 미노타우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시너지가 과대평가됐다”며 합병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면 하이페리온은 같은 데이터를 완전히 다른 각도로 해석한다. 하이페리온의 CIO는 AFR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보유한 4개 회사(테슬라, 스페이스X, xAI, X) 사이의 자원 공유는 이미 진행 중이며, 특히 AI 인프라의 수직계열화는 어떤 경쟁사도 따라올 수 없는 구조적 우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올해에만 테슬라로부터 3억 2,900만 달러 규모의 메가팩을 구매했고, xAI는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동 활용 중이다.

이 베팅의 배경에는 최근 불붙은 합병 논의도 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지난주 머스크가 테슬라 2분기 어닝콜에서 “스페이스X와 테슬라 사이의 중복 영역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보도했고, CNBC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2027년 합병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모델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소식이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면서 숏과 롱 양측의 베팅을 동시에 부추긴 셈이다.

이번 헤지펀드의 엇갈린 베팅은 머스크 경제권이 이제 단일 기업 분석의 틀로는 평가할 수 없는 초복합체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기차, 발사 서비스, AI, 위성 인터넷이라는 4개 축이 한 인물을 중심으로 얽혀 있는 구조에서는, 같은 재무제표를 놓고도 전혀 다른 미래가 그려질 수 있습니다. 미노타우르가 보는 것은 현금 소진 속도이고, 하이페리온이 보는 것은 AI 기반의 수직계열화입니다. 이 두 관점 중 어느 쪽이 옳은지는 결국 머스크가 약속한 ‘2027년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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