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트래픽의 99.9%가 AI 에이전트가 만든 것이라면, 그 인프라 비용은 누가 지불할까?
일론 머스크가 8월 10일 X(구 트위터)에서 한 연구를 리트윗하며 던진 질문에 마이클 버리가 즉각 반응했다. 해당 연구는 2028년까지 AI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인터넷 트래픽이 인간의 트래픽을 1,000배 이상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한 논문이다. 머스크가 “이게 현실이 될 것”이라며 동의 의사를 밝히자,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버리는 “누가 이 비용을 지불할 거냐”고 반문했다. 벤징가와 트레이딩뷰가 이 논쟁을 보도했다.
이 논쟁의 배경에는 xAI의 급성장이 있다. 머스크의 AI 회사 xAI는 그록(Grok) 4를 출시하며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xAI는 멤피스에 구축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에서 20만 개 이상의 GPU를 가동 중이며, 최근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xAI의 연간 컴퓨팅 비용만 50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를 넘어섰다.
문제는 수익 모델이다. 인간이 사용하는 검색 엔진은 광고로 수익을 내지만, AI 에이전트 간의 API 호출과 자동화된 크롤링에는 광고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시스코의 연례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47%를 돌파했다. 여기에 오픈AI의 ‘오퍼레이터’, 구글의 ‘프로젝트 마리너’, 앤트로픽의 ‘컴퓨터 유즈’ 같은 AI 에이전트들이 대규모로 배치되면, 네트워크 인프라의 비용 부담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게 이번 논쟁의 핵심이다.
벤징가에 따르면, 이 연구를 접한 한 실리콘밸리 VC는 “현재의 인터넷 경제 모델은 인간 사용자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 AI 에이전트가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간,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a16z의 마크 앤드리슨은 별도 인터뷰에서 “AI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인프라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설전이 단순한 SNS 논쟁 이상의 무게를 갖는 이유는, 버리가 지적한 ‘누가 지불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곧 AI 인프라에 연간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빅테크들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찌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시장은 연간 1조 달러 규모로 정체된 반면, AI 추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와 버리의 이 짧은 교환은 언젠가 ‘AI 거품’을 논할 때 반드시 다시 인용될 장면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