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 Tesla 메가팩에 올해만 $329M 썼대요

8월 4일 오후 2시(태평양 표준시), 스페이스X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한 줄짜리 숫자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Tesla Megapack 구매: 2026년 2분기 2억9,500만 달러, 연간 누적 3억2,900만 달러.” 머스크 제국의 두 축이 단순한 자매 회사를 넘어 ‘핵심 고객-공급자’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 분기에만 3억 달러 가까이 — 전분기 대비 8.7배

테크크런치가 이날 단독 분석한 스페이스X의 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는 3,400만 달러어치의 메가팩만 구매했으나 2분기에 2억9,500만 달러로 구매 규모를 무려 8.7배 늘렸다.

이 수치는 xAI가 작년 스페이스X에 합병되기 전 독자적으로 구매했던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메가팩 계약과 별개로 집행된 것이다.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이었던 xAI는 콜로서스(Colossus)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메가팩을 대거 투입하며 테슬라 에너지 사업부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는데, 이제 그 바통을 스페이스X가 이어받은 모양새다.

메가팩만 산 게 아니다 — 사이버트럭 $131M

같은 보고서에는 스페이스X가 테슬라로부터 제조사 권장소비자가(MSRP)로 1억3,100만 달러 상당의 사이버트럭을 구매했다는 사실도 기재됐다. 2025년 12월 기준 누적 수치로, 이전 보고서에서 드러난 트럭 구매분과 합산된 액수다.

보고서상 사이버트럭의 용도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발사장·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의 업무용 차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타베이스와 멤피스 인근 xAI 데이터센터 부지 등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광활한 시설군을 감안하면 납득 가능한 규모다.

데이터센터 전력 피크를 잡는 ‘은행’

메가팩이 AI 데이터센터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단순한 비상 발전기를 넘어선다. GPU 클러스터는 AI 모델 학습 시 전력 소비가 수초 단위로 급등락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피크를 그대로 방치하면 지역 전력망에 막대한 할증료를 물거나 현장 발전기의 과부하를 유발한다.

메가팩은 이런 급격한 수요 변동을 흡수하는 ‘완충 은행’ 역할을 한다. 피크 시 수요를 배터리에서 즉시 공급하고, 저부하 구간에 재충전하는 방식이다. 테크크런치는 이를 “1초 이내에 반응하는 백업 전력이자, GPU가 요구할 때 추가 전력을 밀어넣는 버퍼”라고 설명했다.

xAI가 멤피스 콜로서스 인근에 무허가 가스터빈 수십 기를 가동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메가팩 도입은 전력 안정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는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를 배터리로 상쇄하려는 전략적 배치일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 제국의 공급망 루프

스페이스X → xAI → 테슬라로 이어지는 이번 구매는 머스크 제국 내부의 자급자족 루프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스페이스X는 xAI의 AI 인프라를 운영하고, xAI는 테슬라의 메가팩으로 전력을 안정화하며, 테슬라는 스페이스X로부터 연간 수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한 기업집단 안에서 자본·기술·매출이 순환하는 이 구조는 전통적인 재벌의 내부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각 사업부가 기술적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고객-공급자 관계를 형성했고, 상장사인 테슬라는 이 거래에서 실질적 매출을 인식한다. 스페이스X 역시 공시 기업으로서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런 수직계열화가 주주들에게는 리스크이자 기회입니다. 이해상충 우려가 상존하는 반면, 외부 공급망 교란에 흔들리지 않는 폐쇄 루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구조적 우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AI 투자가 본격화될수록 테슬라 에너지 사업부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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