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가 SK하이닉스마저 넘는다는데, 근거는 뭘까요?

삼성전자가 내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투자은행과 시장조사기관들 사이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이 HBM에서 SK하이닉스를 넘기 어렵다” 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제는 “역전이 시간문제” 라는 쪽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섰다. 무엇이 이렇게 바뀌었을까?

UBS는 7월 3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HBM4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며 2027년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 42%, SK하이닉스 38%로 전망했다. 번스타인 역시 “삼성전자가 HBM4에서 설계·제조 통합 역량을 앞세워 SK하이닉스를 역전할 것” 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트렌드포스의 최신 데이터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핵심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HBM4부터는 로직 다이(Logic Die)가 베이스에 들어가면서 파운드리 역량이 중요해지는데, 삼성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둘째, 삼성이 이미 주요 AI 고객사 5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어 HBM 물량의 70%를 장기계약으로 전환한 상태라는 점. 셋째, 삼성의 HBM4 양산 일정이 SK하이닉스보다 1~2개월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지속될 것” 이라고 공식화했고, 분기당 시설투자만 16조 8천억 원을 집행 중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HBM4 전환을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HBM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고, 하반기에는 증가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도 가만히 있지 않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으로 엔비디아와의 독점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고, HBM4 역시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SK하이닉스를 찾아 주가 하락 우려를 진화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HBM 시장 자체가 워낙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제로섬 게임’ 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5년 160억 달러에서 2028년 600억 달러로 연평균 55% 성장할 전망이다. 파이가 이 정도로 커지면 1등과 2등 모두 충분한 수혜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전망을 단순한 증권가 리포트 이상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HBM4가 단순한 차세대 제품이 아니라 AI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이 재편되는 변곡점이기 때문이에요. 파운드리-메모리 통합 설계가 가능한 삼성의 수직계열화 모델과, 엔비디아와의 특수 관계를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수평적 모델이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지금까지 ‘SK하이닉스=HBM 1등’ 이라는 공식도 2027년을 기점으로 다시 쓰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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