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만 대. 미국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 차량 중 NHTSA 조사 대상에 오른 숫자다. 9건. 이 중 저시정 조건에서 FSD가 켜진 상태로 발생한 사고 건수다. 24쪽. NHTSA가 테슬라에 제출을 요구한 추가 정보요청서(IR)의 분량이다. 그리고 그 24쪽 한가운데, 당국이 특별히 지목한 내부 문서의 제목이 있다 — “Radar Saves Us(레이더가 우리를 구한다).”
일렉트렉이 21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NHTSA 정보요청서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 저시정 충돌사고 조사와 관련해 이 내부 문서의 제출을 공식 요구했다. 해당 문서의 존재는 NHTSA가 테슬라 내부에서 레이더 기술이 안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회사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테슬라는 2021년 5월부터 모델3와 모델Y에서 레이더 센서를 제거하고 카메라-only 비전 시스템인 ‘테슬라 비전’으로 전환했으며, 2022년부터는 모델S와 모델X까지 확대해 전 차종에서 레이더를 완전히 퇴출시켰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머스크의 오랜 신념이 자리한다. 그는 수년간 “인간은 두 개의 눈으로 운전한다. 카메라만으로 충분하다”며 레이더와 라이다를 ‘불필요한 크러치’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NHTSA가 문제 삼은 것은 바로 그 결정 이전에 작성된 내부 문서다. ‘Radar Saves Us’라는 제목 자체가 레이더의 안전 기여도를 인정한 사내 보고서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것이 카메라-only 전환의 근거를 뒤흔들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NHTSA의 이번 조사는 작년부터 본격화된 FSD 저시정 사고 분석의 연장선이다. 당국은 현재까지 FSD가 작동 중이던 9건의 충돌사고를 확인했으며, 이 중에는 보행자 사망 사고도 포함됐다. 테슬라는 최근 첫 보행자 사망 관련 민사 합의금을 지급했으며, 텍사스 케이티 인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FSD 충돌사고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Radar Saves Us’ 문건 요구는 NHTSA가 단순한 기술 결함을 넘어 테슬라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안전 판단 근거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자동차 안전 전문가들은 이 문건의 실체에 주목한다. 카네기멜런대의 필립 쿠프만 교수는 “내부 문서의 제목 자체가 레이더의 안전 기여도를 회사가 인정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이 문건이 공개될 경우 FSD의 기술적 설계 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 논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NHTSA 수석 조사관이었던 프랭크 보리스는 “정보요청 24쪽 분량은 통상적인 자료 요청 규모를 훨씬 넘어선다. 당국이 상당한 수준의 내부 자료를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최대 320만 대 규모의 리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NHTSA의 문건 요구는 단순한 조사 확대가 아니라, 자율주행 규제의 패러다임 전환 예고편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NHTSA는 사고가 난 뒤 원인을 분석하는 사후적 접근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기업의 내부 판단 근거를 사전에 검증하려는 움직임입니다. FSD뿐 아니라 웨이모, 크루즈 등 경쟁사의 자율주행 시스템에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 문건 한 장이 업계 전체의 규제 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고 봅니다. 테슬라가 이 문건을 제출하면 ‘카메라-only로 충분하다’는 주장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오르고, 제출을 거부하면 의회 청문회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 원문: Electrek — NHTSA targets Tesla’s ‘Radar Saves Us’ document in FSD crash prob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7-2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