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 이젠 운전자 습관까지 따라 한대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한 주택가, 2026년 7월 19일 오후 2시. 모델 Y에 탑승한 베타 테스터가 차량의 ‘러시 아워 모드’를 켜자 FSD는 평소보다 1.5초 빠른 차선 변경을 시작했다. 같은 날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다른 테스터가 ‘선데이 크루즈 모드’를 활성화하자, 동일한 FSD 소프트웨어가 마치 20년 경력의 중년 운전자처럼 여유롭게 속도를 줄이며 교차로를 통과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사람의 운전 스타일을 학습해 그대로 재현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19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FSD의 차기 업데이트에 적용될 주요 개선 사항들을 공개하며, 이 중 “인간 운전 스타일 모방(human driving style mimicry)” 기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FSD는 이제 차량 소유주의 과거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가속 패턴, 차선 변경 타이밍, 감속 강도, 심지어 커브 진입 속도까지 학습한다. 소유주가 공격적인 운전자라면 FSD도 그에 맞춰 반응하고, 방어적인 운전자라면 보수적인 주행 프로파일을 따른다.

이번 업데이트는 FSD V14.3.5를 기반으로 하며, 머스크가 올해 초부터 예고해온 ‘개인화된 자율주행(personalized FSD)’의 본격적인 구현으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차량 내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와 주행 데이터를 연계해 개별 운전 스타일을 프로파일링하는 시스템을 테스트해왔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기능은 테슬라의 ‘도조(Dojo)’ 슈퍼컴퓨터에서 처리된 방대한 실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됐으며, 차량 내 엣지 컴퓨팅만으로도 실시간 적응이 가능한 경량 모델 형태로 배포된다.

테슬라의 이 같은 접근은 기존 자율주행 업계의 철학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웨이모, 크루즈 등 경쟁사들은 모든 차량이 동일한 안전 기준과 주행 프로파일을 따르도록 설계하는 ‘균일 자율주행’을 지향해왔다. 반면 테슬라는 ‘개인화’라는 반대 방향을 택한 것이다. 카네기멜론대 자율주행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테슬라의 행보에 대해 “승객 경험 측면에서는 혁신적이지만, 안전 일관성 측면에서는 규제 당국과 충돌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FSD 개선 발표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 발표(7월 22일)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 나왔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17% 하락했으며, 월가의 관심은 온통 AI·로보택시·옵티머스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쏠려 있다. FSD의 지속적인 기술 진전을 보여주는 것은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개인화된 자율주행은 기술적으로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규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만약 FSD가 소유주의 공격적인 운전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을까요. ‘차량이 운전자처럼 운전했다’는 테슬라의 주장은 규제 논리를 정면으로 흔들 수 있는 명제입니다. NHTSA와 유럽 NCAP이 과연 인간 운전자의 불완전한 습관까지 모방하는 소프트웨어를 승인할 수 있을지, 그 판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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