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ASML 찾아간 진짜 이유, 인텔도 탑승했네요

“ASML is Europe’s greatest company.”

일론 머스크가 ASML 사내 기술 행사에 참석을 앞두고 남긴 이 한마디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초청받지도 않은 외부 인사의 등장에 직원들은 반발했고, 인텔은 이 틈에 머스크의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에 합류를 선언했다. 칩 제조 지형을 뒤흔들 세 갈래 이해관계가 한 주말 사이 동시에 교차한 셈이다.

블룸버그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6월 6~7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네덜란드 펠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열리는 비공개 내부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해 테라팹 프로젝트를 직접 설파할 예정이다. ASML은 네덜란드 타임스(NL Times) 보도 직후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다수 직원이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과 경영 스타일을 이유로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초청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팹은 머스크가 구상 중인 초대형 AI 칩 제조 시설이다. 텍사스주 그라임스 카운티에 건설될 이 시설은 TSMC의 연간 생산 능력에 버금가는 규모를 목표로 하며, 엔비디아·AMD 등이 설계한 AI 가속기와 자체 개발한 xAI 전용 칩을 동시에 생산한다는 청사진이다. 벤징가는 7일 머스크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그라임스 카운티 역사상 최대 세입원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고 전했다.

인텔의 합류는 이번 주말 터져 나온 가장 의외의 변수다. 무무(Moomoo)를 비롯한 투자 전문 매체들은 인텔이 테라팹 컨소시엄에 공식 서명했다고 7일 보도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로서는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머스크의 자본력과 AI 수요를 등에 업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테라팹은 대만 TSMC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반도체 자립’ 기조와도 정확히 맞물린다.

월가의 반응은 신중한 낙관 쪽이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파운드리는 자본 집약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산업”이라며 “TSMC는 30년간 3,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다만 “머스크의 실행력과 인텔의 공정 노하우가 결합하면 이례적인 속도로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SML로서는 복잡한 셈법이 놓인 상황이다. 세계 유일의 EUV 장비 공급사로서 TSMC·삼성·인텔이라는 기존 고객사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머스크라는 새 거대 고객의 등장을 외면할 수도 없다.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초청을 철회하지 않은 이유다.

테라팹의 첫 삽은 2027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으며, 완공 목표는 2029년 말이다. 이 일정이 지켜질 경우, 2030년대 초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삼성-인텔의 3강 구도에서 ‘테라팹 변수’가 추가된 4자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점으로는, 머스크가 AI 모델 학습용 인프라(GPU·데이터센터)에 이어 칩 제조까지 수직계열화하려는 이 움직임이 성공한다면, 향후 10년간 AI 산업의 공급망 권력 지도 자체가 다시 그려질 대형 사건이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