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레이크·페달 없는 차 허용 — 사이버캡 날개 달았네요

사이버캡의 가장 큰 규제 장벽은 기술력이 아니라 브레이크 페달이었다. NHTSA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제135호는 모든 경량 차량에 운전자가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브레이크 장치를 의무화해 왔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아예 없애버린 테슬라 사이버캡은 이 규정 하나 때문에 양산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25일, 트럼프 행정부 산하 NHTSA가 바로 이 규정을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했다.

NHTSA의 이번 규칙 제정(rulemaking)은 인간이 절대 운전하지 않도록 설계된 자율주행 전용 차량에 한해 수동 브레이크 페달 의무를 철폐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수동 제어 장치를 유지하는 자율주행차에는 현행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모든 대상 차량은 대체 시험 절차를 통해 동일한 제동 거리 성능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NHTSA는 별도로 실도로 주행 시나리오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 성능 요건을 개발 중이다.

사이버캡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즉각적이다. 테슬라는 사이버캡을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차량으로 설계했으며, 올해 9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 개시를 예고한 상태다. 지난주 기가텍사스에서는 사이버캡 시험 차량이 공도 주행 테스트 중 포착되기도 했다. FMVSS 제135호 개정이 완료되면 사이버캡은 연방 차원에서 최초로 ‘무페달·무핸들’ 설계를 인정받은 양산 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 완화의 폭은 테슬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웨이모·크루즈·죽스(Zoox) 등 이미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 중인 경쟁사들도 혜택을 보겠지만, 무페달 전용 설계 차량을 보유한 업체는 현재 테슬라가 거의 유일하다. 제프 베이조스의 죽스도 핸들과 페달을 없앤 설계를 추구하지만, 상용 서비스는 7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될 예정으로 사이버캡과의 2개월 차이가 유지된다.

안전 옹호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대체 시험 절차의 엄격성이 관건”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일부 소비자 단체는 “제동 시스템에서 인간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우려했다. 반면 자율주행 산업 협회(AVIA)는 “기술 발전 속도에 규제가 뒤처져 있던 현실을 바로잡는 조치”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FMVSS 제135호 개정은 사이버캡 하나를 넘어 ‘차량 설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읽힙니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140년 가까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핸들과 페달이라는 인터페이스가, 연방 규정 차원에서 처음으로 ‘선택 사항’이 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개정이 현실화되면 테슬라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사이버캡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인간 운전자를 전제로 설계된 모든 자동차 안전 규제의 근본을 재정의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NHTSA가 이번 규칙 제정을 통해 FMVSS 제135호뿐 아니라 조향 장치 관련 FMVSS 제126호 등 후속 규정 개정까지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에 무인 차량 설계를 위한 규제 프레임이 한꺼번에 정비된다면, 2028년까지 미국에서만 10개 이상의 자율주행 전용 차량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관건은 NHTSA가 약속한 ‘동등 이상의 안전 성능’을 사이버캡이 실제로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9월 오스틴에서의 유료 서비스가 규제 당국과 대중을 동시에 납득시키는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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