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통신비를 낮추는 데도 힘을 보탤 수 있을까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내놓은 분석은 “그렇다”에 가깝습니다.
ETRI가 발간한 ‘전자통신동향분석’ 10월호에 실린 박정렬 선임연구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통신망에 AI를 도입하면 통신사업자의 전체 비용을 약 7% 줄일 수 있어요. 장비 가상화와 AI 기반 자동화 등으로 네트워크 비용을 17.75% 낮출 경우, 전체 비용에서는 7.1%의 절감 효과가 생긴다는 계산입니다.
절감의 핵심은 무선접속망(RAN)과 모바일 코어 장비의 가상화예요. 전체 네트워크 비용에서 이 두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인데, 여기에 오픈랜과 클라우드랜 기반 가상화를 적용하면 해당 장비 비용을 25% 줄이고 전체 네트워크 비용을 10%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쉽게 말해, 통신사 전용 장비에 묶여 있던 일을 범용 서버로 옮겨 자원을 통합하는 게 비용 절감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낸다는 뜻이에요.
나머지 절감분도 AI가 채웁니다. 트래픽 변화에 맞춰 기지국 전력을 조절하고 유휴 시간을 활용하는 AI 에너지 최적화가 2.25%포인트, 전송망 장비와 운영인력 자동화가 각각 2%포인트씩 효과를 냅니다. 장애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유지보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1.5%포인트로 계산됐어요.
시장 전망도 함께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세계 AI 네트워크 장비시장이 2030년 138억 달러에서 2037년 956억 달러로 약 6.9배 커질 것으로 봤어요. 연평균 성장률은 31.9%입니다. 2030년 기준으로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장비가 66억 달러, 모바일 코어와 전송·백본망을 포함한 AI 자율 네트워크 장비가 72억 달러로 추정됐죠. 특히 전송망·백본망 장비시장은 2030년 58억 달러에서 2037년 412억 달러로, 모바일 코어는 14억 달러에서 86억 달러로 커집니다. 통신 특화 엣지 인프라 시장도 100억 달러에서 299억 달러로 확대되고, 이 가운데 GPU 서버와 DPU, NPU 같은 AI 컴퓨팅 장비가 55%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연구진은 AI 네트워크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AI로 통신망 장애를 예측하고 트래픽·에너지를 최적화하는 ‘AI for 네트워크’와, AI 학습·추론을 받치도록 통신망 구조 자체를 바꾸는 ‘네트워크 for AI’예요. 전자가 기존 망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쪽이라면, 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엣지 인프라, 통신망을 연결해 AI 서비스가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받치는 개념입니다. 적용 범위가 기지국을 넘어 코어망과 전송망으로 넓어지면서 관련 장비 수요도 커진다는 분석이에요. 기지국 자체에 AI 연산을 얹는 AI-RAN이 대표적인데, 통신사가 보유한 전국 망을 AI 서비스의 접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다만 AI 전환이 통신사의 투자 부담까지 덜어주는 건 아닙니다. 기존 장비 가상화와 운영 자동화는 비용을 줄이지만, AI 가속기와 엣지 데이터센터, 고성능 스위치 같은 신규 투자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어요. 연구진도 비용 절감과 신규 투자를 합친 순재무 효과는 따로 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경제성은 통신사의 장비 교체 주기와 AI 도입 속도, 투자 회수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죠.
이번 분석은 통신사가 단순히 요금을 낮추는 쪽보다, AI 인프라 사업자로 체질을 바꾸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는 신호로 읽혀요. SK텔레콤과 KT가 AI 데이터센터와 6G, AI-RAN에 잇달아 투자를 키우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장비 가상화 속도와 전송망·코어망 지능화에서 누가 먼저 성과를 내는지가, 앞으로 통신 3사의 수익 구조를 가를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원문: ZDNet Korea — “AI 네트워크 전환으로 통신사 전체 비용 7% 줄인다”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10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