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스타링크에 전례 없는 개방을 약속했다. 통신 인프라를 엄격히 통제해 온 나라가 외국인 지분 100%의 단독 소유를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시점에 가입자 수는 60만 명으로 단단히 못을 박았다. 스타링크의 베트남 진출은 이렇게 환영과 통제가 한 문장에 공존하는 조건으로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스타링크가 베트남 현지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 접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주거용 요금제는 월 113만 동(약 43달러)에서 시작하며, 위성 접시와 라우터 등 장비비 866만 동이 별도로 든다. 기업용 최저 요금은 월 148만 동이다. 스타링크는 다운로드 135~305Mbps, 업로드 20~40Mbps의 속도를 제시했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3월 스타링크의 시범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외국인 지분 제한을 면제했다. 다만 시범 기간이 끝나는 2030년 말까지 가입자를 60만 명으로 제한했다. 사업은 지난해 9월 설립된 현지 법인 ‘스타링크 서비스 베트남’이 맡으며, 자본금은 300억 동(약 110만 달러)이다. 정부가 승인한 지상 게이트웨이(관문국)는 4곳이다. 더 넥스트 웹은 이번 진출이 약 5년간의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정식 서비스 전환 때까지 하노이의 감시 아래 놓인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동티모르에 이어 스타링크가 서비스하는 동남아 6번째 시장이 됐다. 더 넥스트 웹에 따르면 장비·배송·보증금을 합친 첫해 부담은 약 1,190달러로, 글로벌 평균(약 1,061달러)보다 12%가량 높고 말레이시아(약 909달러)·필리핀(약 1,045달러)보다 비싸다. 다만 인도네시아(약 1,491달러)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스타링크가 겨냥한 고객은 광케이블이 이미 깔린 도시가 아니라, 섬·어촌·어선·건설 현장·농장처럼 케이블이 닿지 않는 지역이다.
업계는 이번 진출을 두고 “하노이의 조건대로(on Hanoi’s terms)”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더 넥스트 웹은 베트남이 공식 유통 장비만 허용하고 밀수입 장비에 대해서는 벌금과 압수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동남아 일대에 퍼진 회색시장 위성 접시를 정식 궤도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파이낸마이즈는 게이트웨이가 4곳에 불과해 피크 시간대에는 지역별·시간대별 속도 편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60만 명 상한 때문에 가입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서비스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링크는 이 시장을 대중 시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니치로 접근하는 셈이며, 60만 명이라는 상한이 오히려 희소성을 부각시키는 역설도 생긴다.
베트남의 이중 설계는 스타링크의 커버리지 혜택은 누리되, 고정 광대역을 대체할 제2의 전국망으로 키우지는 않겠다는 하노이의 계산으로 읽힙니다. 외국인 지분 100%라는 파격적인 개방과 60만 명 상한이라는 냉정한 제한을 동시에 내건 이 모델은, 위성 인터넷을 도입하려는 다른 신흥국에 사실상의 표준 템플릿을 제공한 셈입니다. 스페이스X가 서방 시장에서는 거부해 온 데이터 통제와 규모 제한을 베트남에서는 수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60만 명 상한이 실제로 채워지는 속도와, 정식 서비스 전환을 앞둔 시점에 베트남이 지분·요금·게이트웨이 조건을 어떻게 다시 협상하느냐입니다.
- 원문: The Next Web — SpaceX’s Starlink starts taking orders in Vietnam, on Hanoi’s terms
- 보조 출처: Reuters, Finimiz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8-13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