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우리가 현실로 만들 미래다.”
일론 머스크가 9월 20일(현지시간) X에 인공지능으로 만든 SF 영상 하나를 공유하며 붙인 문장이다. 같은 글타래에서 그는 보링컴퍼니가 오스틴과 샌안토니오 사이에 “단순한 전조 하이퍼루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이 구상이 두 도시 이동 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이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같은 날 보링컴퍼니가 오스틴과 샌안토니오를 잇는 터널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출처: TechCrunch / Benjamin Fanjoy, Getty Images
회사 공식 계정도 곧바로 반응을 붙였다. 보링컴퍼니는 머스크의 글을 공유하며 이 대형 인프라 사업을 맡게 된다면 기쁘고 영광스러울 것이라는 취지를 남겼다. 발표의 성격은 분명하다.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답글에서 출발한 구상 단계의 사업 제안이다.
130㎞ 구간을 30분으로
오스틴과 샌안토니오는 직선거리로 약 130㎞다. 35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정체 상황에 따라 한 시간 반 이상 걸린다. 텍사스주 양대 도시를 오가는 통근·물류 수요는 꾸준하지만 두 도시를 잇는 대중교통 축은 사실상 없다. 이번 제안은 처음부터 민간 자본만으로 추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속도 목표는 시속 200마일,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322㎞다. 시킹알파는 머스크가 이 속도를 전제로 한 텍사스 하이퍼루프 계획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가 쓴 표현은 하이퍼루프 자체가 아니라 “전조(precursor) 하이퍼루프”다. 진공관 안에서 캡슐을 가속하는 원형 하이퍼루프가 아니라, 터널과 전기 구동 차량을 결합한 중간 단계라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보링컴퍼니가 상용 운영 중인 유일한 노선인 라스베이거스 루프도 터널과 지상 구간을 섞은 저속 시스템이다.
실현된 노선과 사라진 노선
이 회사의 이력은 두 갈래로 갈린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터널 운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고, 역 수를 두 배로 늘리는 확장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반면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뉴욕과 워싱턴 D.C.를 잇는 노선은 발표만 되고 실제로 지어지지 않았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발표를 다루면서 그간의 미실현 프로젝트 목록을 함께 짚었다.
자금 사정은 달라졌다. 보링컴퍼니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도한 30억 달러, 우리 돈 약 4조 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유치했다. UAE에서는 150㎞에 이르는 터널망을 깔겠다는 구상도 함께 거론된다. 텍사스 노선은 이 자금과 별개로 미국 본토에서 다시 사업 규모를 키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은 관문은 인허가와 자금 조달
터널 사업의 실제 병목은 발표가 아니라 토지와 인허가, 환경 심사다. 도심 구간 보상 협의, 지하수와 지반 조사, 주정부 교통당국의 사업 허가가 순차적으로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절차가 수년 단위로 늘어지는 동안 투자 심리가 식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봐 왔다. 텍사스주가 민간 인프라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는 점은 이번 구상에 유리한 변수다.
외부 시각은 엇갈린다. 테크크런치는 머스크의 미래상이 펄프 과학소설과 만화에서 온 것이라는 비판을 함께 전했고, 역사학자 질 러포어는 그가 좋아하는 과학소설이 “그의 정치적 신념과 완전히 어긋난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반대로 투자자들은 발표 자체를 조달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번 발언이 나온 경로가 중요합니다. 실적 발표도, 규제 당국 제출 서류도, 계약 공시도 아닌 SF 영상에 대한 답글이었습니다. 보링컴퍼니의 사업 이력에서 발표는 곧 조달의 전단계 역할을 해 왔고, 이번에도 같은 순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텍사스주 교통 당국에 실제 신청서가 들어가는 시점과, 오스틴~샌안토니오 구간이 라스베이거스형 저속 루프로 남을지 진공 캡슐 단계까지 갈지입니다. 다음 공식 자료가 나올 때까지는 구상과 사업 사이의 간극을 냉정하게 봐야 할 대목입니다.
- 원문: TechCrunch — Elon Musk’s latest Boring Company pitch involves a Hyperloop between Austin and San Antonio
- 보조 출처: Bloomberg — Musk’s Boring Co. Working on Tunnel to Link Austin and San Antonio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9-21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