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소비자용 라우터는 FCC의 ‘Covered List’ 규제 아래 있다. 해외에서 부품 하나라도 제조되면 국방부 또는 국토안보부의 면제를 받지 못하는 한 판매가 금지된다. 이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한 기업은 Netgear, Amazon에 이어 단 세 곳. 그리고 7월 27일, Starlink가 그 세 번째 자리에 올랐다.
Ars Technica의 존 브로드킨 기자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SpaceX의 Starlink 라우터에 대해 2028년 2월 1일까지 FCC 외국산 장비 판매 금지 면제를 승인했다. 승인 주체는 국방부였다. 기존에 출시된 제품은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신규 라우터 모델을 출시하려면 이 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Starlink가 이 면제가 절실했던 이유는 생산지에 있다. 텍사스 공장 외에 베트남에서도 라우터를 생산 중이라는 사실이 올해 4월 PCMag 보도로 확인된 바 있다. ‘Made in USA’를 표방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난 대목이다.
현재 Starlink의 글로벌 가입자는 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12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 중이다. 라우터 공급 중단은 곧 가입자 확장의 병목으로 직결된다. 이번 면제는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SpaceX 입장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카드였다.
다만 이번 결정이 순수한 안보 판단인지, 머스크와 트럼프 간 정치적 연대의 산물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FCC의 규제 프레임 안에서 Netgear, Amazon(Eero 및 Project Kuiper)가 기존에 면제를 받았고, DJI는 오히려 Covered List 추가로 소송 중이다. 중국 기업 TP-Link는 면제를 받지 못했다. 규제가 선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규제 장벽이 오히려 행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굴절되는 모습은 통신장비 시장의 새로운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베트남 생산 기반을 둔 Starlink에 대한 면제는 ‘적성국’ 논리를 정면으로 흔드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8년 2월까지의 시한부 면제인 만큼, SpaceX는 그 전에 텍사스 공장의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습니다.
- 원문: Ars Technica — Trump admin exempts SpaceX’s Starlink from FCC ban on foreign-made routers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7-29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