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10년 만에 테슬라 ‘팔자’ 딱지 뗐네요

JP모건이 10년 가까이 유지해온 테슬라 ‘비중축소(Underweight)’ 등급을 단숨에 걷어내고 중립으로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실적 개선 때문일까, 아니면 월가가 드디어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가 아닌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일까.

JP모건의 신임 애널리스트 라자트 굽타(Rajat Gupta)는 6월 5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Neutral)’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47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그가 불과 수주 전 인계받았던 기존 목표가 145달러에서 무려 228% 뛴 수치다. 목요일 종가 418.45달러 기준 13.5%의 추가 상승 여력을 본 셈이다.

이번 등급 변경은 단순한 숫자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JP모건의 전임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먼(Ryan Brinkman)은 지난 10년 가까이 월가에서 가장 완고한 테슬라 약세론자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그가 고수했던 145달러 목표가는 종전 주가 대비 65.3%의 하락을 전제한 것이었다. 브링크먼은 테슬라의 밸류에이션과 자동차 펀더멘털 간 괴리, 경쟁 심화, 머스크 CEO의 정치적 논란으로 인한 브랜드 리스크를 근거로 줄곧 ‘팔자’를 외쳐왔다.

굽타의 475달러 목표가는 이 프레이밍 자체를 완전히 뒤집는다. 그는 테슬라의 가치를 전통적인 자동차 지표가 아닌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같은 비(非)자동차 사업에서 찾았다. 굽타는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독보적 강점은 산업적 규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직계열화 수준”이라며 “이와 결합된 기술 개발의 속도와 효율성은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적도 힘을 보탰다. 테슬라는 4월 22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조정 EPS 0.41달러로 시장 예상치 0.36달러를 웃돌았고,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16.2%에서 21.1%로 확대됐다. 주가는 5월 초 453.40달러까지 치솟은 뒤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420~445달러 박스권에서 거래되다 목요일 418.45달러로 마감했다.

보고서의 핵심 축은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그램이다. 굽타는 2040년까지 미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총주소시장(TAM)을 약 500만 대, 글로벌 시장은 약 3,000만 대로 추산했다. 그는 이 구도를 “아마존의 AWS와 키바(Kiva) 로보틱스가 만들어낸 고전적 플라이휠 효과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자사 물류센터용으로 시작해 외부로 확장된 아마존의 로봇 사업처럼, 테슬라도 자체 제조 효율화에서 출발해 옵티머스를 상용화한다는 논리다.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자동차 제조원가(COGS)에서 약 5%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기가팩토리 텍사스에 구축 중인 2세대 생산라인은 연간 1,000만 대 규모를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옵티머스의 일반 판매 시점을 2027년 말로 제시한 바 있다.

굽타의 이번 콜은 월가 내에서도 주목할 만한 전환점으로 읽힌다. 가장 오래된 테슬라 약세 진영이 스스로 포지션을 접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무드 변화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점으로는, JP모건의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투자의견 변경을 넘어 ‘자동차 회사 테슬라’에서 ‘AI·로보틱스 플랫폼 테슬라’로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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