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의 아버지라 불리는 얀 르쿤(Yann LeCun)이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두고 “실패”라고 공개 저격했다. AI 업계 최고 권위자의 이 발언이 단순한 감정적 설전을 넘어 현재 AI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험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CNBC와 비즈니스인사이더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이자 2018년 튜링상 수상자인 르쿤은 한 기술 컨퍼런스에서 xAI를 거론하며 “실패(failure)”라고 평가했다. 르쿤은 나아가 현재 AI 업계가 “거대한 거품 붕괴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하며,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를 포함한 주요 AI 연구소들의 방향성을 비판했다.
르쿤과 머스크의 악연은 깊다. 머스크가 지난달 오픈AI와의 소송에서 “그록은 오픈AI 모델을 증류(distill)해서 만든 것”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한 이후 르쿤은 공개석상에서 xAI를 여러 차례 겨냥해왔다. 기즈모도는 이번 발언을 “두 거물 간의 불화가 재점화된 것”이라고 묘사했다.
르쿤의 비판이 단순한 인신공격과 다른 이유는 그가 짚은 지점이 xAI의 기술적 방향성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르쿤은 xAI가 대규모 언어모델(LLM) 경쟁에서 오픈소스 생태계를 외면하고 폐쇄적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이 근본적 한계를 갖는다고 지적한다. 메타의 라마(LLaMA) 진영을 이끄는 르쿤의 입장에서는, 그록이 ‘오픈AI 따라잡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다.
xAI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CNBC 아프리카의 분석에 따르면, 일부 AI 연구자들은 르쿤의 발언이 메타와 xAI 간의 인재 유치 경쟁이 격화되는 맥락에서 나온 만큼 100% 객관적 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르쿤의 경고가 xAI를 넘어 AI 산업 전체의 과잉 투자와 밸류에이션 거품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르쿤이 지적한 ‘거품 붕괴’ 시나리오는 xAI뿐 아니라 최근 IPO로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생태계 전반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같은 날 스페이스X 주가는 이틀째 급락했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AI·우주 산업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르쿤의 이번 발언이 단지 학계 거물의 쓴소리로 끝날지, 아니면 AI 시장의 펀더멘털 재검증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지는 앞으로 몇 주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AI 만능론’이 지배하던 분위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