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KB금융 손잡고 AI 금융 생태계 짓는다

5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서에 나란히 서명했다. KB금융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국형 AI 금융 인프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약의 핵심은 리벨리온이 KB금융에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추론 인프라와 금융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기술·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KB금융은 리벨리온의 사업 운영과 자금 조달·관리, 임직원 금융 서비스를 우선 지원한다.

리벨리온은 최근 기업가치 3조 4,000억원을 인정받으며 국민성장펀드의 직접 투자 1호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KB금융도 2022년부터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리벨리온에 투자해왔고, 2023년에는 유망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약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산 NPU 기업과 국내 금융지주가 AI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에 나선 사례로, 금융이 첨단 산업의 성장 기반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의 실천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약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소버린 AI’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금융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에서 해외 클라우드·AI 인프라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기술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벨리온은 지난주 사우디 아람코에 2세대 AI 추론 칩 공급 계약을 발표하는 등 해외 진출도 가속하고 있다. 국내 금융과 중동 에너지라는 서로 다른 축에서 동시에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본격적인 금융 AI 인프라 구축까지는 검증과 규제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남아있다. 금융권의 AI 도입은 보안·신뢰성 기준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연내 파일럿 규모의 테스트를 거쳐 2027년 이후 본격 도입이 이뤄질 전망이다.